법원 “안인득 방화-살인 유족에 국가가 4억 배상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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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안일한 대응, 참사로 이어져”
유족 “고통 여전… 재발 없게해야”

조현병을 앓던 안인득(46)이 같은 아파트 주민 5명을 살해하고 17명을 다치게 한 2019년 ‘안인득 방화·살인사건’의 피해 유족에게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24부(부장판사 박사랑)는 15일 ‘안인득 방화·살인사건’의 피해자이자 유가족인 원고 4인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국가는 총 4억여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 사건으로 딸과 어머니를 잃은 금모 씨와 금 씨의 여동생 금세은 씨 등이 2021년 11월 경찰의 안일한 대응이 참사로 이어졌다며 국가를 상대로 5억4000만 원을 배상하라고 소송을 제기한 지 2년 만이다. 동아일보 히어로콘텐츠팀은 지난해 3월 ‘안인득 방화살인, 그 후 1068일의 기록’ 보도를 통해 이들의 피해 이후 삶과 정신적 고통, 소송을 제기하게 된 배경 등을 다룬 바 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안 씨가 범행 전 6개월간 이상행동을 보여 112에 수차례 신고됐지만 경찰의 조치가 없었던 점 등을 지적하며 “경찰이 안 씨에 대해 진단 및 보호신청을 요청하는 등 적극적으로 조치하지 않은 것은 현저하게 불합리하며 직무상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경찰이 행정입원 신청을 요청해 실제로 안 씨가 입원했다면 적어도 방화·살인을 실행하기는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경찰의 직무상 의무 위반과 피해자의 사망·상해 간 인과관계를 인정했다.

금세은 씨는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승소했지만 가족을 잃은 아픔은 여전하다. 여전히 불면증과 공황장애에 시달린다”면서도 “이제라도 중증정신질환자를 국가가 제대로 관리해 비슷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인득#방화-살인#유족#국가 4억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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