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널 주요 매입처서 BOE 제외…7년여 만
작년 시작된 특허·비밀침해 분쟁 영향 해석
LCD 조달 다변화할 듯…OLED 사업 강화 전망도
삼성전자가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와 거래를 갈수록 줄이고 있다는 진단이다. 양사가 특허와 영업비밀침해 분쟁 중인 데다, 미중 갈등으로 중국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협력사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삼성전자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 DX부문의 3분기(7~9월) 기준 디스플레이 패널 주요 매입처에서 BOE가 제외됐다. 삼성전자가 매입하는 BOE의 패널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주요 부품 매입처에서 BOE가 제외된 것은 지난 2015년 4분기 이후 7년 6개월 만이다.
BOE는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로,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매출 점유율 21.4%로 세계 1위다. 삼성전자는 BOE의 최대 고객으로, 그동안 노트북과 TV 등에 사용하는 LCD(액정표시장치) 패널을 주로 거래해왔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양사의 관계에 균열이 생기며, 변화 기류가 감지된다.
삼성전자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2월 자사 특허를 침해한 패널을 사용하지 않게 해달라며 미국 부품 업체들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했다. 이때 업체명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BOE가 타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자 BOE는 올해 5월 삼성디스플레이를 상대로 미국에 특허 무효 소송과 중국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6월 미국 텍사스주 동부 법원에 BOE를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 제기했고, 지난달에도 미국 ITC에 BOE와 BOE 자회사 등 8개 회사를 대상으로 영업비밀 침해로 제소했다.
업계에서는 BOE와의 갈등으로 촉발된 공급망 재편에 따라 삼성전자가 일본 샤프, 대만 AUO 등과의 협력 비중을 더 확대할 것으로 본다. 특히 국내 기업인 LG디스플레이의 비중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 광저우에 TV용 LCD 공장을 운영 중이다.
공급망 다변화와 함께 TV 시장 전략에도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삼성전자의 주력 TV 제품은 QLED, 미니 LED 등 LCD 패널을 사용하는 제품이다. 하지만 중국 패널 업체들의 시장 지배력 확대 영향으로 올해 TV용 LCD 패널 가격이 급격하게 치솟자 OLED TV 제품의 비중을 확대하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1년 OLED TV 시장 진출 계획을 공식화했고, 올해는 국내 시장에도 제품을 출시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LG디스플레이로부터 TV용 OLED 패널을 납품 받고 있으며, 내년에는 공급 물량을 더 확대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