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팜TF 정식 사업팀으로 격상
시설-운영 노하우 등 턴키 방식 제공
UAE-사우디-카타르와 잇단 MOU
푸드 테크 스타트업에 100억 투자
농심이 스마트팜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첨단 푸드테크(식품과 기술의 합성어)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라면 이외 분야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중동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전략이다.
21일 농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사내 태스크포스(TF) 형태로 있던 스마트팜 조직을 정식 사업팀으로 격상시켰다. 농심은 스마트팜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 2018년 스타트업 형태의 ‘닥터팜’을 운영해왔다. 농심이 올해 핵심 사업 추진 사항으로 ‘스마트팜 통합 솔루션’을 포함시키면서 임시 조직이던 해당 팀을 정식 조직으로 전환한 것이다. 농심 스마트팜 사업팀은 약 10명으로 구성됐으며,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1년부터 농심을 이끌고 있는 신동원 농심 회장(사진)도 올해 4월 ‘신성장사업의 전략적 육성’ 회의에서 스마트팜 기술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신 회장은 “스마트팜 기술은 농심이 오랜 세월 연구를 지속해온 분야다. 세계 무대에 도전할 만한 기술력을 보유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사업 확장에 속도를 더하고, 기술적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에도 힘 써 달라”며 농심의 스마트팜 사업 투자가 이어질 것임을 시사했다.
농심의 스마트팜 기술 연구는 1995년 강원 평창 감자연구소에서 시작됐다. 이후 2008년에는 경기 안양공장에 수직농장을 만들었고, 작물에 맞는 스마트팜 설비와 재배 기술을 연구해왔다. 2018년에는 안양에 200평(약 660㎡) 규모 양산형 스마트팜과 60평(약 200㎡)의 특수작물 재배시설을 만들며 기술을 고도화해왔다.
농심은 단순히 기술을 보유하는 수준을 넘어 스마트팜 사업 모델을 마련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특히 작물 생산에 필요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재배 기술을 턴키(일괄 수주) 방식으로 공급하는 사업모델을 만들고 있다. 현재는 샐러드용 엽채류와 허브, 딸기, 의료용 헴프(대마)가 대상이다.
농심의 기술에 주목하는 지역은 중동이다. 농심은 지난해 오만에 40피트(ft) 컨테이너 2개동 규모의 스마트팜 시설과 운영 노하우를 수출했다. 올해 초에는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에 한국 품종 딸기를 연중 생산할 수 있는 스마트팜 공급 협약(MOU)을 맺었다. 10월 사우디, 카타르 경제사절단에 참여한 농심은 사우디 스마트팜 단지 구축 협약을, 카타르 농산물 기업 ‘아그리코’와 스마트팜 기술 협력 MOU를 맺으며 성과를 늘려나가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토지가 척박한 중동 지역은 스마트팜이 침투할 여지가 많아 시장성이 좋다”고 설명했다.
농심은 푸드테크 육성과 기술 확보를 위한 스타트업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농심은 스톤브릿지벤처스 펀드에 50억 원, IMM인베스트먼트 펀드에 50억 원 등 총 100억 원을 출자해 푸드테크 스타트업 발굴에 나서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농심이 5년간 투자한 스타트업 지분 가치가 현재 2배 성장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앞으로도 기술 확보와 투자에 적극 나서 미래 성장동력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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