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일하는 노인’ 46% 역대 최고… 日보다 제조업 비중 낮고 농림어업 높아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1월 22일 03시 00분


[고령화 시대 ‘계속고용’]
60세이상 취업 1년새 6.5% 늘어
민간고용 증가 등 질적 개선됐지만
고령화 앞선 日보다 다양성 떨어져

일터에 남는 60세 이상 ‘현역’이 늘며 올해 한국의 노인 고용률이 46%까지 올라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조업에서는 전 연령대를 통틀어 60세 이상에서만 취업자가 늘었다. 산업현장에서 이 같은 고령화가 계속되면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올 1∼10월 60세 이상 취업자는 평균 622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6.5%(38만2000명) 늘었다. 이 기간 60세 이상 인구는 3.9%(51만1000명) 증가한 1363만4000명이었다. 노인 인구가 늘어나는 속도보다 고령층 취업자가 더 빨리 불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60세 이상 고용률은 45.6%로 역대 최대치를 다시 썼다. 2015년만 해도 60세 이상 고용률은 39.0%에 그쳤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정한 고령층 기준(65세 이상)으로 좁히면 한국의 노인 고용률은 36.2%로 OECD 38개국 중 1위다.

고령층 일자리가 상당 부분 ‘세금 일자리’였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민간에서도 고령층 고용이 활발한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분석해 보니 올 1∼10월 늘어난 노인 취업자 10명 중 9명(88.6%)은 민간 부문에서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에는 늘어난 노인 일자리의 78.8%가 민간에서 생겼는데, 6년 새 이 비중이 10%포인트 늘었다.

특히 제조업에서 고령층 취업자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올 1∼10월을 지난해와 비교해보면 60세 이상 제조업 취업자는 매달 5만7000명꼴로 늘었다. 보건복지업(+8만1000명)에 이어 취업자 증가 폭이 두 번째로 컸다. 반면 20대 제조업 취업자는 매달 3만 명씩 줄었다. 30대는 2만 명이 줄었고 40, 50대도 각각 2만6000명, 2만5000명이 달마다 줄었다.

중소 제조업체에서 청년 일손이 부족해지며 그 자리를 고령층이 대신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청년층이 선호하는 일자리가 부족한 ‘일자리 미스매치’가 60세 이상 고용률을 일정 부분 끌어올린 셈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우리나라의 고령자 일자리 구조가 앞서 고령화를 겪은 일본보다는 여전히 제조·도소매업 비중이 낮고 농림어업·보건복지업 비중이 높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일을 원하는 노인이 늘고 있는 만큼 기업이 고령자 고용을 늘릴 수 있도록 근본적인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령자를 계속 고용하는 기업에 인건비 일부를 보조하는 현재의 방식은 세금을 동원한 임시방편에 그친다는 것이다.

#일하는 노인#계속고용#고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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