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투자 매달 이자 따박따박” 투자자 몰리자 발행 3배로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1월 23일 03시 00분


‘월이표 회사채’ 발행 올해 146조
개인 회사채 순매수 1년새 30%↑
“조달 다양화” 은행-발전사도 발행
“기업신용 문제 땐 손해 각오해야”

최근 회사에서 퇴직한 50대 A 씨는 그동안 모은 자산을 어떻게 굴릴지 고민하다 ‘월 이자 지급식 채권(월이표채)’에 투자하기로 했다. 자녀 교육비에 생활비까지 매달 현금이 필요한 그에게 3개월 단위로 이자를 지급하는 기존 채권과 달리 매달 이자가 나오는 채권 상품의 매력이 컸기 때문이다. 연 6%대 금리 채권에 약 1억 원을 투자했는데 세금을 제하고 매달 50만 원의 이자를 꼬박꼬박 받고 있다. A 씨는 “주식보다 안정적인 데다 은행 예금금리보다 높아 추가 투자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금리와 중동 위기 여파로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월이표채를 찾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22일 투자은행(IB) 및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21일까지 월이표채(일반 회사채 기준) 발행액은 146조121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4조710억 원)의 약 3배에 달했다. 롯데손해보험은 400억 원 규모의 공모 후순위채를 월이표채로 다음 달 발행한다. 아직 금리가 결정되지 않았지만 연 7.5% 수준으로 예상된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해 9월 연 6.9% 수준으로 1400억 원에 이어 올 7월에도 연 7.5%에 600억 원 규모로 월이표채를 발행했다. 7월에는 수요 예측에서 시중 자금이 몰려 200억 원을 증액 발행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최근 개인의 채권 투자가 과거보다 활발해지면서 월이표채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올 들어 21일까지 개인들의 회사채 순매수는 9조2346억 원으로 1년 전에 비해 29.3% 늘었다.

롯데손보에 앞서 KDB생명과 삼척블루파워도 올 9월 월이표채를 발행했다. KDB생명은 연 7.0% 금리로 1200억 원을, 삼척블루파워는 연 7.4% 금리로 2050억 원을 발행했다. 이달에도 4.1% 금리에 2200억 원을 발행한 KDB산업은행에 이어 이지스밸류리츠도 400억 원을 월이표채로 발행할 계획이다.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월이표채가 주목받고 있는 건 매달 나오는 이자로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할 수 있어서다. 또 만기 전 채권을 팔 때 같은 수준의 금리나 신용등급을 가진 다른 채권들과 비교해 높은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다.

발행사 입장에선 기관뿐만 아니라 개인투자자로까지 자금 조달 통로를 늘릴 수 있는 게 이점이다. 예컨대 롯데손보는 지난해 9월 기관투자가 대상 채권 수요 예측에서 430억 원의 미달이 발생했지만, 월이표채를 통해 이를 모두 채울 수 있었다. 삼척블루파워도 올 9월 2050억 원 중 240억 원을 제외한 나머지를 월이표채로 충당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채권 이자가 높아져 발행사 부담이 커진 만큼 기업 부도 시 손실 위험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한다. 윤원태 SK증권 연구원은 “월이표채는 이자 지급 시기만 다를 뿐 나머진 일반 회사채와 다를 것이 없기 때문에 리스크에 대해서도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회사채 투자#이자#투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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