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7∼9월) 전체 가구의 소득이 증가세로 돌아선 가운데 저소득층 가구의 소득만 뒷걸음질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소득이 2개 분기 연속으로 쪼그라든 건 약 5년 만에 처음이다. 취약계층이 물가 오름세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3분기 소득 하위 20%에 해당하는 1분위 가구의 명목소득은 월평균 112만2000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0.7% 줄어 직전 분기에 이어 감소세가 계속됐다. 7월 집중호우의 영향으로 건설일용직 등 일자리가 줄고 농가 소득이 하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소득 1분위 가구의 소득이 연속해서 줄어든 건 2018년 이후 처음이다.
반면 나머지 가구의 소득은 모두 늘었다.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 소득이 4.1% 불어나는 등 고소득층에서 오름세가 컸다. 전체 가구의 명목 소득(503만3000원)은 1년 전보다 3.4% 늘었다.
물가 상승분을 걷어낸 실질소득으로 비교해보면 저소득층의 소득은 더 큰 폭으로 주저앉았다. 1분위 가구의 실질소득은 1년 전보다 3.8%나 쪼그라들었고 2분위 가구도 2.7% 줄었다. 5분위 가구 소득은 오히려 1.0% 늘었다. 전체 가구의 실질소득은 1년 전보다 0.2% 늘어난 448만7000원이었다.
지갑이 얇아진 만큼 저소득층은 허리띠를 더욱 졸라맸다. 1분위 가구의 월평균 명목 소비지출은 123만7000원으로 1년 전보다 0.7% 줄었다. 이들은 특히 가정용품·가사서비스, 교육, 통신, 교통 등에서 지출을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소득보다 지출이 더 커서 1분위 가구는 한 달 평균 33만 원 적자를 봤다. 1분위를 제외한 나머지 가구는 1년 전보다 소비 지출을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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