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ck&Biz] KIB플러그에너지
수소연료 발전-친환경 자동차 시장 진출 속도
허성호號 출항 3분기 누적 매출 964억 원 달성
KIB플러그에너지가 새로운 도약의 주춧돌을 놓고 퀀텀 점프를 예고하고 있다. 안정적인 열교환기 사업을 기반 삼아 성장성 높은 ‘수소에너지 기업’으로 변신하겠다고 선포했다.
허성호 KIB플러그에너지(이하 KIB) 대표는 동아일보와 만나 “연간 1000억 원 이상의 수주가 기대되는 안정적인 기존 열교환기 사업을 기반으로 성장성 높은 수소에너지 사업에 진출해 성공적으로 안착 중”이라며 “친환경 에너지 시대에 발맞춰 수소에너지, 그린에너지 기업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해 향후 매출 1조 원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IB는 반세기 가까이 이어온 화공 기기 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수소 산업 생태계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회사는 최근 수소 사업에 출사표를 던지고 기존 ‘에너지 장치’를 필두로 신사업인 ‘에너지 생산’ ‘에너지 상용’ 부문으로 사업 구조를 개편했다.
지난 9월에는 한국전력기술, 고등기술연구원 등과 합성가스 생산 및 원료 공급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또 범한자동차 지분을 인수하며 친환경 상용차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기초 원료인 폐플라스틱 사업도 추진한다.
KIB가 대대적인 사업 체질 개선에 나선 배경은 그동안 다져놓은 토대 위에서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매출 편중을 줄이고 외형을 확장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열교환기 99% 해외 수출… 안정적 토대 위에 신사업 육성
1981년 ‘대경정비용역’으로 창업한 KIB는 42년의 긴 업력을 자랑하는 국내 대표 화공 기기 전문 기업이다. 열교환기, 압력용기, 저장 탱크 등을 생산하는 사업이 주력이다. 1989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됐으며 현재 울산 1∼3공장 등 사업장을 운영한다.
주력 상품은 열교환기로 대부분 주문 제작 방식을 통해 고객사에 납품하고 있다. 매년 수백 대의 열교환기기를 발주처가 요구하는 다양하고 엄격한 기준에 맞게 설계·제작해 국내를 넘어 전 세계 53개국에 납품해 왔다. 지난 상반기 전체 매출의 99%가 수출일 정도로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췄다.
KIB는 창사 이래 지금까지 2만여 기를 설계하고 납품하며 열교환기 제작에 있어 다양하고 방대한 노하우와 축적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해당 분야의 틈새시장을 공략하며 열교환기 시장에서 ‘글로벌 톱 티어’로 인정받고 있다.
코로나가 끝난 이후 대규모 발주가 나오면서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그동안 보류나 지연됐던 발주가 지난해부터 재개되면서 상반기에는 전년 대비 매출액 51%, 영업이익은 50% 상승했다. 순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13.8%가 상승한 117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3분기 누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4.56% 늘어난 964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3억 원, 순이익은 154억 원으로 전년 연간 실적 113억 원을 초과했다.
고유가, 달러 강세 등 우호적인 사업 환경이 열교환기 사업부의 실적 호조를 이끌었다. 중동 지역 유전 및 정유소 관련 사업이 재개되면서 대규모 수주가 이어지고 있어 실적 성장세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지난 7월 18일에는 113억 원 규모의 화공 플랜트 기자재를 포함해 총 3건의 수소 관련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거래 상대는 최근 평택산업단지에 투자 계획을 밝힌 세계 최대 산업용 가스 회사인 미국의 ‘린데’다. 최근에는 수소 운송 수단인 메탄올, 암모니아 관련 프로젝트 수주 물량이 증가하고 있다. 내년 중 고부가가치 수소 관련 플랜트 수주를 늘려갈 계획이다.
3분기 말 기준 열교환기 사업부 수주 잔고는 약 1125억 원이며 연말까지 1300억 원 이상 무난하게 수주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수출이 99%를 차지하는 만큼 하반기에는 환율로 인한 원가 개선 효과가 5∼8%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회사 측은 내년 실적도 올해 수주를 베이스로 안정적인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분석했다.
에너지 중심 기업을 위한 첫걸음 ‘청신호’
신규로 진출한 수소 사업도 안정 궤도에 진입했다. 신규 사업은 수소 생산, 연료전지 발전 부문과 수소 및 전기버스가 주축이다.
첫 번째는 에너지 생산 부문이다. 연료전지 발전과 수소 생산 사업이 여기에 포함된다. 그 첫걸음은 수소 생산 시설 구축 프로젝트다.
KIB는 수소 연료 발전 사업 진출을 위해 울산 수소발전 1호 주식회사에 출자하는 등 수소에너지 중심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울산 수소발전 1호에 대한 단계적 투자를 통해 수소 연료발전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올해 부지 확보 및 인허가권 획득을 마치고 내년 착공에 돌입해 2025년 상업운전을 계획 중이다. 건설 기간은 시운전을 포함해 16∼18개월이며 총 사업 규모는 약 1100억 원이다. 완공 시 설비 용량은 20㎿(메가와트)에 달해 울산시의 두 번째 수소 연료 발전 회사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KIB는 프로젝트가 상업 개시하는 2025년 이후부터 점진적으로 사업 수익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세 건의 연료전지 발전 프로젝트와 한 건의 열분해 방식 수소 생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연료 발전 생산 시설은 2025년까지 100㎿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20㎿ 규모로 5개 사이트로 추진하며 올해 울산을 포함해 총 3개 프로젝트를 신규로 진행할 예정이다.
기초 원료인 폐플라스틱 사업도 추진한다. 향후 고효율 폐플라스틱 펠릿(폐플라스틱 조각을 고온에 녹여 추출한 작은 알갱이)을 활용한 열교환 방식의 수소 생산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수소 원자재를 이용해 수익성을 개선하는 방식이다.
KIB는 장기간에 걸친 사업 경험으로 열, 유체, 에너지 관리 장치의 생산과 운용에 상당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 이는 수소발전, 충전, 유통 등에 직접 연관되는 분야로 에너지 생산 시설 구축 및 운영에 강점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청정 수소를 암모니아와 같은 화합물 형태로 저장·운송·활용하는 과정에서 열교환기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점을 고려하면 합리적인 사업 방향 설정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9월에는 우석이엔씨, 한전전력기술(KOPCO E&C), 고등기술연구원(IAE) 등과 수소 생산 프로젝트를 위해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양해각서에 따라 KIB와 우석이엔씨는 한국전력기술, 고등기술연구원과 함께 합성가스 및 생산 기술 표준화 설계를 완성해 수소 등 합성가스를 생산한다. 세부적으로는 △열분해, 가스화 기반 합성가스 생산 시설 기술 제공 △한국전력기술을 포함한 국내 전문 기업 등 EPC 섭외 주선 △일본 등 협력사와의 공동 사업에 KIB 참여 추진 등이다. 이를 통해 수소에너지 중심의 ‘그린에너지 토털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둘째, 에너지 상용 부문은 수소 버스 관련 사업이다. 지난 9월 상용 전기차 및 수소 차 전문 업체 범한자동차 지분 50%를 인수하며 수소 차 사업에 진출했다. 범한자동차는 경남 함안군에 전기버스와 수소 버스 생산 시설을 갖추고 있다. KIB는 이를 통해 내년 300대의 전기버스 판매를 목표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제5차 수소경제위원회에서 청정 수소 생태계 조성 및 세계 1등 수소 산업 육성을 위한 성장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수소 버스 관련 구매 보조금 확대 및 충전소 보급 구축을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 수소 버스 사업은 친환경차 보조금 예산이 확대됐고 국산 제품에 우호적인 지자체가 많아 향후 실적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다.
현재 수소 버스를 생산 중인 업체는 현대자동차가 유일하므로 수소 버스 생산을 개시하면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KIB 측은 보고 있다.
KIB플러그에너지 관계자는 “범한자동차 인수는 전기 및 수소 밸류 체인 구축 등 신규 에너지사업의 첫발을 내디뎠다는 의미가 크다”며 “사회적 요구와 정부 정책 지원 속에서 수소 버스 시장에 빠르게 안착해 초기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큐로’에서 사명 바꾸고 새 출발… 제2 성장기 시작
KIB플러그에너지는 지난 7월 KIB PE(프라이빗에쿼티)로 최대주주가 변경되면서 토털 에너지 솔루션 지주회사로 도약하고 있다.
KIB PE는 코스피 상장사 ‘큐로’를 인수해 KIB플러그에너지로 사명을 변경했다. 최상위 지주회사로서 각 자회사의 수소 및 에너지 밸류 체인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한편 벤처캐피털 계열사 등을 통해 수소와 관련한 밸류 체인 투자도 확대할 방침이다.
최근 KIB PE는 ‘KIB에너지인프라홀딩스’로 사명을 바꾸고 KIB플러그에너지를 통해 단계적으로 수소에너지 사업에 진입하고 있다. 국책은행 및 주요 기관투자가들과 수소연료 발전 및 수소 생산을 위한 인프라 투자를 논의 중이며 수소라는 매개체를 활용한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본격 진출해 전통 화공 기기 업체에서 친환경 에너지 업체로 환골탈태하겠다는 포석이다.
KIB는 관련 업종에 대한 빠른 인수합병 전략을 통해 내년까지 현재의 약 4배 이상 수준까지 외형적 성장을 이룰 계획이다. 이어 2025년 20㎿ 규모 수소연료 발전소 가동을 시작으로 해당 사업부에서 향후 20년간 매출액 1조 원 달성을 목표하고 있다.
단계적으로 수소연료 발전, 수소 생산, 수소 및 전기차 충전소 및 수소 운반을 위한 부품 등까지 사업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코로나 이후 흑자 전환…글로벌 수주로 실적 성장”
허성호 KIB플러그에너지 대표 인터뷰
“안정성, 성장성을 모두 갖추며 19분기 만에 이익 잉여금이 흑자로 전환하는 등 실적 건전성이 크게 개선됐습니다. 이제 화공 기기를 넘어 에너지 중심 기업으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게 될 KIB플러그에너지의 도약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십시오.”
허성호 KIB플러그에너지 대표(사진)는 “기존 화공 기기 사업에서 에너지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해 미래 지향적인 사업 구조를 만들겠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허 대표는 그동안 다져놓은 토대 위에서 외형을 확장해 성장 속도를 대폭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다소 편중돼 있던 열교환기 부문 사업을 수소에너지로 확장해 명실상부한 ‘그린에너지 토털 솔루션’ 기업으로 자리매김한다는 포부다.
아주오토리스와 아주캐피탈을 거쳐 메이슨캐피탈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낸 허 대표는 지난 7월 최대주주 변경과 함께 KIB플러그에너지 대표로 취임했다. 그는 수소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KIB의 사업 구조 재편을 진두지휘하면서 가시적인 성과들을 내놓고 있다.
허 대표 취임과 동시에 △수소 생산 시설 및 연료의 생산·공급·판매 사업 △폐기물 수집·처리·이용업 △연료전지 및 신재생에너지 등을 사업 목적으로 추가했다.
허 대표는 회사가 보유한 ‘에너지 장치 기술’을 기반으로 ‘에너지 생산’ ‘에너지 상용’ 두 사업 부문을 추가하고 ‘그린에너지 토털 패키지’ 공급망의 수직계열화를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수소에너지 원천기술부터 전력 생산 및 관련 시설, 수소 상용차까지 수소 밸류 체인 전반에 대한 핵심 역량을 보유한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허 대표는 회사가 지난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고 장기 성장 토대를 구축할 수 있었던 이유를 크게 세 가지로 꼽았다. 글로벌 열교환기 수주 환경이 회복되고 중동서 대규모 수주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 초대형 수소 프로젝트가 도래하는 슈퍼 사이클(초호황) 시점에 수혜가 기대되는 점, 마지막으로 기존 화공 기기 기업에서 성장성 높은 수소에너지 사업으로 확대했다는 점이 그것이다. “2021년 코로나로 저하됐던 수익성이 지난해부터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다”면서 “많은 기업이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도 꾸준히 우상향 곡선의 성장세를 보이는 점이 긍정적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장기간에 걸친 사업 경험으로 열, 유체, 에너지 관리 장치의 생산과 운용에 상당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며 “이는 수소 발전 및 충전, 유통 등에 직접 연관되는 분야로 에너지 신사업 부문에서 큰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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