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기후변화 네이티브’ Z세대 잡으려면 친환경-경제성 모두 필요”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1월 27일 03시 00분


엡손 ‘2023 기후현실 바로미터’ 결과
Z세대 기후 문제에 경각심 낮고 낙관적
기업에 친환경 기술 개발 요구 커져

23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사무실에서 김대연 한국엡손 상무가 기후변화에 대한 전 세계 39개국 시민 3만 명의 인식과 행동을 조사한 ‘2023 기후현실 바로미터’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엡손 제공
23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사무실에서 김대연 한국엡손 상무가 기후변화에 대한 전 세계 39개국 시민 3만 명의 인식과 행동을 조사한 ‘2023 기후현실 바로미터’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엡손 제공
“Z세대는 기후변화에 낙관적이지만 생각보다 가격에 민감하다. ‘친환경’과 ‘경제성’을 모두 충족하지 않으면 이런 소비자를 잡을 수 없다.”

23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사무실에서 만난 김대연 한국엡손 상무는 전 세계 39개국 시민 3만 명을 대상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과 행동을 조사한 ‘2023 기후현실 바로미터’ 결과를 설명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기후현실 바로미터란 프린터, 프로젝터 등 기업용 장비 솔루션으로 잘 알려진 글로벌 브랜드 엡손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소비자들의 경험과 니즈를 이해하기 위해 2021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설문조사다. 올해 조사 결과에 따르면 Z세대는 현재 세계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점(복수 응답 가능)으로 ‘기후변화’(47%)가 아닌 ‘물가 상승’(51%)을 꼽았다. 전 연령대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기후변화’(55%)를 지목한 시민이 가장 많았던 것을 고려하면 다소 의외일 수 있는 결과다. Z세대가 기후변화에 더 민감하고 적극적으로 행동할 것이라고 여기는 통념과도 차이가 있다.

이에 대해 김 상무는 “젊은 세대의 기후변화 의식이 부족한 게 아니라 이들이 기성세대보다 먹고살기 힘들고 취업 등 현실적인 고민이 많다 보니 물가 상승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을 상대적으로 크게 느끼고 있다는 의미”라며 “기후 문제를 해결한다는 명분으로 기업이 비용 부담을 이들 세대에 전가하기보다는 기술에 더 투자해 비용 효율적인 친환경 솔루션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친환경’과 ‘경제성’을 모두 잡은 사례로 엡손의 친환경 프린팅 솔루션인 ‘히트프리(Heat-Free)’를 들었다. 잉크젯 프린터에 적용된 이 솔루션은 인쇄 과정에서 열을 사용하지 않고 잉크를 분사해 출력하는 방식으로 탄소 배출과 소비 전력을 줄이면서도 비용을 늘리지는 않는다. 김 상무는 “기존 레이저 프린터보다 압도적으로 더 친환경적이면서도 더 저렴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었던 것도 기술에 투자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엡손에 따르면 Z세대는 첫 번째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이후 태어난 세대로 태어나면서부터 지구 온난화를 겪은 ‘기후변화 네이티브’다. 그렇기 때문에 기후변화에 익숙해 경각심이 작을 수 있지만 동시에 인간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상대적으로 크다. 2023년 조사에서도 Z세대의 약 절반(49%)은 일생 동안 기후 재난을 피할 수 있다고 응답해 32%만이 긍정적으로 응답한 55세 이상 연령층에 비해 더 낙관적 태도를 보였다.

김 상무는 “이들 세대가 낙관적일 수 있는 이유는 단순히 손 놓고 있어도 기후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믿어서가 아니라 기업이 기술 개발 등을 통해 해결해 줄 것이라 믿기 때문”이라며 “기업에 친환경 기술 및 제품 개발 등 근본적인 해결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2030년까지 엡손이 전사적으로 1조 원을 친환경 기술 개발에 투자하기로 한 것도 이런 요구에 부응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기후변화 네이티브#엡손#기후현실 바로미터#친환경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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