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손 ‘2023 기후현실 바로미터’ 결과
Z세대 기후 문제에 경각심 낮고 낙관적
기업에 친환경 기술 개발 요구 커져
“Z세대는 기후변화에 낙관적이지만 생각보다 가격에 민감하다. ‘친환경’과 ‘경제성’을 모두 충족하지 않으면 이런 소비자를 잡을 수 없다.”
23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사무실에서 만난 김대연 한국엡손 상무는 전 세계 39개국 시민 3만 명을 대상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과 행동을 조사한 ‘2023 기후현실 바로미터’ 결과를 설명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기후현실 바로미터란 프린터, 프로젝터 등 기업용 장비 솔루션으로 잘 알려진 글로벌 브랜드 엡손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소비자들의 경험과 니즈를 이해하기 위해 2021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설문조사다. 올해 조사 결과에 따르면 Z세대는 현재 세계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점(복수 응답 가능)으로 ‘기후변화’(47%)가 아닌 ‘물가 상승’(51%)을 꼽았다. 전 연령대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기후변화’(55%)를 지목한 시민이 가장 많았던 것을 고려하면 다소 의외일 수 있는 결과다. Z세대가 기후변화에 더 민감하고 적극적으로 행동할 것이라고 여기는 통념과도 차이가 있다.
이에 대해 김 상무는 “젊은 세대의 기후변화 의식이 부족한 게 아니라 이들이 기성세대보다 먹고살기 힘들고 취업 등 현실적인 고민이 많다 보니 물가 상승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을 상대적으로 크게 느끼고 있다는 의미”라며 “기후 문제를 해결한다는 명분으로 기업이 비용 부담을 이들 세대에 전가하기보다는 기술에 더 투자해 비용 효율적인 친환경 솔루션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친환경’과 ‘경제성’을 모두 잡은 사례로 엡손의 친환경 프린팅 솔루션인 ‘히트프리(Heat-Free)’를 들었다. 잉크젯 프린터에 적용된 이 솔루션은 인쇄 과정에서 열을 사용하지 않고 잉크를 분사해 출력하는 방식으로 탄소 배출과 소비 전력을 줄이면서도 비용을 늘리지는 않는다. 김 상무는 “기존 레이저 프린터보다 압도적으로 더 친환경적이면서도 더 저렴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었던 것도 기술에 투자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엡손에 따르면 Z세대는 첫 번째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이후 태어난 세대로 태어나면서부터 지구 온난화를 겪은 ‘기후변화 네이티브’다. 그렇기 때문에 기후변화에 익숙해 경각심이 작을 수 있지만 동시에 인간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상대적으로 크다. 2023년 조사에서도 Z세대의 약 절반(49%)은 일생 동안 기후 재난을 피할 수 있다고 응답해 32%만이 긍정적으로 응답한 55세 이상 연령층에 비해 더 낙관적 태도를 보였다.
김 상무는 “이들 세대가 낙관적일 수 있는 이유는 단순히 손 놓고 있어도 기후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믿어서가 아니라 기업이 기술 개발 등을 통해 해결해 줄 것이라 믿기 때문”이라며 “기업에 친환경 기술 및 제품 개발 등 근본적인 해결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2030년까지 엡손이 전사적으로 1조 원을 친환경 기술 개발에 투자하기로 한 것도 이런 요구에 부응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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