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행복한 노후를 위해 한 달에 필요한 생활비가 약 370만 원이라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가계의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실제 마련할 수 있는 액수는 212만 원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은퇴하길 희망하는 연령도 평균 65세였지만 현실은 10년이나 빠른 55세로 차이가 컸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26일 이런 내용을 담은 ‘노후 준비 진단과 거주지 선택 조건’ 보고서를 공개했다. 올해 1월 3∼27일 전국 20∼79세 남녀 3000명(가구 내 금융의사 결정자)을 설문조사한 결과가 담겼다.
보고서에 따르면 노후에 여행과 여가활동을 즐기고 손자녀 용돈 등을 줄 수 있는 ‘적정 생활비’는 월 369만 원으로 조사됐다. 노후의 기본적인 의식주 해결만을 위한 ‘최소 생활비’는 월 251만 원이었다. 그러나 현재 가구의 소득과 지출, 저축 여력 등을 고려할 때 준비할 수 있는 노후 생활비는 최소 생활비에도 못 미치는 월 212만 원으로 적정 생활비의 57.6% 수준이었다.
희망 은퇴 시기도 현실과 괴리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은퇴하지 않은 응답자 2477명이 원하는 퇴직 연령은 평균 65세였지만 이미 은퇴한 409명의 실제 퇴직 연령은 평균 55세로 집계됐다. 연령대별로는 30∼50대는 60대 초중반에 은퇴하길 희망했지만 60대는 70세, 70대는 77세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은퇴 시기를 늦추고 싶어 했다. 또 조사 대상자의 절반이 넘는 52.5%가 “아직 노후를 위한 경제적 준비를 시작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노후 대비를 시작한 경우 그 시기는 평균 45세로 조사됐다.
부부 가구의 노후생활 준비 정도(1∼7점)를 살펴보면 ‘자녀가 있는 부부 가구’가 3.89점으로 ‘자녀가 없는 부부 가구’(3.48점)보다 높았다. 은퇴하지 않은 가구가 꼽은 노후 거주지의 첫 번째 요건은 ‘의료시설이 잘 갖추어진 곳’(65.7%)이었다. 반면 은퇴한 가구는 ‘은퇴 전 거주지에서 계속 거주’(42.6%)하는 것을 가장 크게 고려해 병원이나 마트 등 근린시설보다 익숙한 환경을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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