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은행-증권사 ‘ELS 위험성 설명 여부’ 대대적 점검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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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 눈덩이 손실 우려]
가입자 상당수가 60세 넘은 고령
상품 채택 과정-직원 교육 등 조사
은행권 “투자자 보호장치 거쳤다”

금융감독원이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을 판매한 은행권과 증권사에 대해 대대적인 점검에 돌입했다. 판매사가 고위험 상품을 채택한 과정과 판매 직원에 대한 교육 여부 등을 살펴보기 위해서다.

2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20일부터 수년간 홍콩H지수 ELS를 팔아온 은행, 증권사를 대상으로 사전 점검에 나섰다. 가장 많은 금액을 판매한 KB국민은행에 대해선 현장 점검에 돌입한 상황이다. 하나·신한·우리·NH농협은행과 미래에셋·KB증권에는 서면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은행마다 판매 행태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전제 아래 일단 최대 규모 판매사에 대해서만 현장 점검에 나섰다”며 “투자자들의 손실이 확정된 단계가 아닌 만큼 만약을 대비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이번 점검 과정에서 본사의 상품 채택 과정, 직원에 대한 교육 수준 등에 대한 상황을 살펴볼 예정이다. 고객에게 상품 구조 등을 충분하게 설명하지 않은 ‘불완전 판매’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고위험, 고난도 상품으로 알려진 ELS 상품 가입자 상당수가 만 60세 이상 고령자인 점에 주목하고 있다.

다른 금감원 관계자는 “고령의 고객이 1시간 안팎 설명만 듣고 ELS 상품의 구조를 이해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판매사들이 정해진 판매 절차, 서류 등을 모두 갖췄다고 주장하겠지만 중장년층의 가입 빈도가 높은 것에 대해 충분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은행, 증권사 직원들의 고과를 측정하는 성과평가지표(KPI)도 들여다보기로 했다. 본사 차원에서 판매보수를 많이 남기기 위해 영업 일선의 직원들에게 직간접으로 고위험 상품을 팔 것을 독려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에서는 홍콩H지수 ELS가 많이 팔린 것은 불완전 판매와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여러 사모펀드 사태 이후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가 상당수 마련됐다는 얘기다. 현재 시중은행들은 고객에게 자필, 녹취 등의 형태로 가입 상품의 위험 등급과 원금 손실 가능성을 숙지했는지 확인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ELS 판매 과정에서 고객과의 대화를 모두 녹취하는데 고령층은 투자성향 분석 과정까지 거쳐야 가입할 수 있다”며 “금융소비자보호법이 도입된 2021년 이후 고위험 상품에 대한 가입 절차, 구비 서류 등이 확실히 자리 잡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els 위험성 설명 여부#점검#투자자 보호장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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