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빠른 인사 ‘경영안정’ 무게
부회장급 조직에 신사업 발굴 임무
TV전문가 용석우 1970년생 사장
글로벌 협력업무 김원경 사장 승진
삼성전자가 27일 예년보다 한 주 앞당겨진 2024년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하며 10년 뒤를 책임질 신사업 발굴 임무를 맡긴 신사업 조직을 신설했다. 양대 부문장을 유임시키는 등 비교적 소폭의 인사를 단행하며 조직 안정을 꾀하는 모습이다.
이번 인사에서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부회장)과 경계현 반도체(DS)부문장(사장)은 모두 유임됐다. 이로써 2021년 시작된 ‘투톱 체제’가 내년에 4년 차를 맞게 됐다. 내년 초까지 사법 리스크와 경영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변화보다는 안정, 내년 체제로의 빠른 전환에 무게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달 17일 검찰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 부당 합병 및 회계 부정 혐의로 징역 5년을 구형했다.
눈에 띄는 건 신규 부회장 조직의 등장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대표이사 직속 ‘미래사업기획단’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과거 삼성의 반도체 신화를 이끌며 ‘포스트 권오현(전 삼성전자 회장)’으로 불렸던 전영현 삼성SDI 이사회 의장(부회장)을 단장으로 선임했다. 삼성전자는 전 부회장에 대해 “그간 축적된 풍부한 경영 노하우와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을 바탕으로 삼성의 10년 후 패러다임을 전환할 미래 먹거리 발굴을 주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현호 부회장이 사업지원TF를 이끄는 체제가 유지되는 가운데 새로운 임무를 부여받은 신규 부회장 조직이 신설된 것은 ‘이재용 체제’의 변화를 주도할 신호탄일지 주목된다. 앞서 삼성은 13년 전인 2010년 신사업추진단을 발족해 바이오, 전기차 배터리, 의료기기 등 현재 그룹의 주력으로 떠오른 신산업을 포함한 ‘5대 신수종 사업’을 발굴한 바 있다. 당시 김순택 삼성SDI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해 단장을 맡았고, 같은 해 11월 그룹 컨트롤타워로 미래전략실이 만들어진 뒤 초대 실장을 겸임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신임 사장 2명의 승진을 발표했다. 2022년 부회장 승진 2명, 사장 승진 3명, 2023년 사장 승진 7명 대비 사장단 승진자를 대폭 줄였다.
사내 TV 개발 전문가인 용석우 삼성전자 DX부문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부사업부장(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며 신임 VD사업부장을 맡았다. 1970년생으로 삼성전자 첫 ‘70년대생 사장’ 타이틀을 가져가며 세대교체를 이뤘다. 용 신임 사장의 선임으로 기존에 VD사업부장을 겸임하고 있던 한 부회장은 DX부문장과 생활가전사업부장만 겸임하게 됐다.
김원경 DX부문 경영지원실 GPA(Global Public Affairs)팀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며 GPA팀도 GPA실로 격상됐다. 김 사장은 주미 한국대사관 경제참사관 출신으로 2012년 삼성전자에 영입돼 글로벌 공공업무를 담당하며 최근 이 회장의 해외 출장길에 주로 동행해 왔다. 이날 영국, 프랑스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이 회장과도 김포공항 귀국길을 함께했다.
이날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SDI, 삼성전기 등 주요 전자 계열사 사장들도 모두 유임돼 경영 안정에 초점을 뒀다. 삼성의 투자 전문 계열사인 삼성벤처투자는 삼성전자 대외협력팀장 겸 글로벌미디어그룹장 김이태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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