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 칭기즈칸 국제공항에서 동쪽으로 150㎞를 달리면 대표적 탄광 도시인 바가노르구가 나온다. 이곳 노천 광산의 석탄 분진은 들판을 그대로 통과해 인근 마을까지 날린다. 대한항공 임직원들은 분진으로 흙빛이었던 바가노르구에 2004년부터 나무를 심어왔다.
몽골 식림 활동은 매년 대한항공 임직원 100∼200명이 참여하고 있다. 임직원들 손으로 직접 심은 나무만 12만5300여 그루다. 조성한 숲의 면적은 총 44만 ㎡다. 서울 여의도공원의 2배 크기인 이곳의 공식 명칭은 ‘대한항공 숲’이다.
최근 대한항공 관계자들이 조림지 점검 차 바가노르구를 방문했다. 생장률 95%의 우수한 관리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고 나무가 최장 12m 높이까지 자랐다. 숲에는 곤충과 새, 작은 동물들이 모여들었다. 생태계가 복원되고 있다는 신호다. 식림 전문가와 현지 수목 관리인, 상주 경비원을 고용해 지속적으로 관리한 결과다.
나무들이 처음부터 잘 자랐던 것은 아니다. 일교차가 심한 바가노르 지역의 척박한 기후와 건조한 토양 탓에 식림 작업에는 세심한 관리가 필요했다. 화재로 나무 350여 그루가 소실되기도 했고 병충해 같은 피해도 잇따랐다. 척박한 몽골 땅에 숲을 만든다는 계획에 지역 주민들조차 의구심을 가졌다. 협조를 구하기 위해 설득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다.
대한항공 임직원들은 이러한 환경에서도 2004년부터 매년 5월 이곳을 방문했다. 특히 입사 2년 차 사원들에게는 몽골에 가서 직접 나무를 심는 활동이 첫 해외 연수이자 입사 이후 필수 코스가 됐다. 2004년 첫 식림 활동에 참가했던 한 직원은 “진짜 아무것도 없는 사막 같은 곳에 구덩이만 파여 있었다”며 “몽골 초원에 직접 나무를 심으며 환경에 대한 소중함을 몸으로 깨달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대한항공은 이 숲 인근에 또 다른 조림지를 조성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식림 활동과 함께 사회공헌 활동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바가노르구 국립학교 등 7곳에 ‘대한항공 컴퓨터 교실’을 기증했고 인하대병원과 협력해 현지 의료봉사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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