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은행 ‘한시적 면제’ 발표
“가계 빚 조절-서민부담 경감
취약계층 면제는 1년 더 연장”
주요 시중은행들이 12월 한 달간 모든 가계대출에 대한 중도상환 수수료를 한시적으로 면제한다. 대출자들의 조기상환을 유도해 가계부채 증가를 막고 서민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금융위원회는 은행연합회와의 협의를 거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중도상환 수수료 개선 및 소비자 부담 경감방안’을 29일 발표했다.
우선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과 IBK기업은행은 12월 한 달간 가계대출의 중도상환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본인 자금으로 대출금을 갚거나 같은 은행의 다른 상품으로 갈아타는 고객은 중도상환 수수료를 한 달간 전액 감면받는다.
6개 은행들이 올해 1∼2월에 순차적으로 도입한 ‘취약계층 대상 중도상환 수수료 면제 프로그램’도 연장된다. 당초 이 프로그램은 내년 초 일몰될 예정이었으나 2025년 초까지 1년 더 운영된다.
현행법에서는 원칙적으로 중도상환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다만 소비자가 대출일로부터 3년 이내에 상환할 경우 예외적으로 부과할 수 있다. 현재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의 중도상환 수수료율은 각각 1.2∼1.4%, 0.6∼0.8% 정도다. 최근 3년간 은행권이 수취한 중도상환 수수료는 연평균 3200억 원 수준이었다.
금융당국이 중도상환 수수료에 대해 ‘한시적 면제’ 카드를 꺼낸 것은 가계빚 증가 폭을 둔화시키고, 취약계층의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서다. 24일 기준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87조9724억 원으로 지난달 말보다 2조 원 가까이 불어났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27일 은행장 간담회에서 “가계부채가 아직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크게 저해할 상황은 아니지만, 성장잠재력이 저하되고 부채상환을 위한 가계의 소득창출 능력도 빠르게 회복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이와 함께 중도상환 수수료의 투명성, 합리성을 높이기 위해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수수료에 실제 발생하는 비용만 반영될 수 있게 가이드라인(모범규준)을 만들고, 여기에 제시된 비용 외의 항목을 가산할 경우 불공정 영업행위로 간주할 예정이다. 또 수수료 부과, 면제, 산정 기준 등을 공시해 소비자의 알권리를 보호하고 은행 간 경쟁을 유도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의견 수렴을 거쳐 내년 1분기(1∼3월)부터 감독규정 입법 예고, 모범규준 개정 등을 순차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은행권은 향후 고객, 상품 특성 등을 고려해 수수료 부과 대상 및 요율 등의 세부 기준을 마련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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