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종부세 대상, 119만명→41만명… 다주택자 세액 83% 급감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1월 30일 03시 00분


세액도 3.3조→1.5조 크게 줄어
공제액 늘고 공시가격 하락 영향… 종부세 내는 1주택자 작년의 절반
“징벌적 과세 정상화” 평가 속… “부족한 세수 더 악화” 우려도

올해 종합부동산세 대상자가 지난해에 비해 60% 이상 급감했다. 주택분 종부세 납세 대상자가 3분의 1 수준까지 줄어든 가운데 전체 종부세액도 지난해보다 30%가량 감소했다. 다주택자들의 세 부담도 크게 완화됐다.

● 주택분 종부세 납세자 작년의 3분의 1토막

29일 기획재정부는 올해 종부세 납부 대상자가 49만900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납부 대상자 128만3000명에 비해 78만4000명(61.1%) 줄어든 규모다. 올해 전체 종부세액도 4조7000억 원으로 지난해(6조7000억 원)보다 2조 원 줄었다. 종부세 급감은 대부분 주택분에서 발생했다. 올해 주택분 종부세 과세 인원은 41만2000명으로 지난해 119만5000명에 비해 65.5%(78만3000명) 감소했다. 이에 따라 주택분 종부세액도 지난해 3조3000억 원에서 올해 1조5000억 원으로 크게 줄었다.

동아일보가 우병탁 신한은행 압구정역 기업금융센터 부지점장에게 의뢰한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농어촌특별세를 포함해 지난해 680만 원의 종부세를 냈던 서울 서초구 반포자이(전용면적 84㎡) 1주택자의 올해 종부세액은 284만 원으로 줄어든다. 지난해 51만 원의 종부세를 냈던 서울 마포구 마포자이(전용면적 85㎡) 1주택자의 경우 올해 종부세를 한 푼도 내지 않는다. 보유 기간이 5년 미만이라 세액공제를 받지 못하는 상황을 적용한 결과다.

실제로 1주택자의 경우 종부세를 내야 하는 인원이 지난해 23만5000명에서 올해 11만1000명으로 52.8% 줄었다. 1주택자의 종부세 총액도 905억 원으로 지난해 2562억 원에 비해 1657억 원(64.7%) 감소했다.

종부세 부담 축소는 다주택자에서 더 두드러진다. 개인 다주택자의 종부세액은 지난해 2조3000억 원에 이르렀지만 올해는 1조9000억 원(82.6%) 줄어든 4000억 원으로 나타났다.

올해 공시가격이 10억9400만 원인 서울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전용면적 85㎡) 아파트를 3채 보유했다면 지난해엔 1억1121만 원의 종부세를 내야 했다. 하지만 올해는 종부세가 1362만 원 수준으로 크게 줄어들 것으로 분석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그동안 다주택자에게 징벌적으로 적용되던 중과세 등이 개선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 유주택자의 2.7%만 종부세 납부

올해 종부세의 세율은 지난해 0.6∼6.0%에서 0.5∼5.0%로 낮아졌다. 기본 공제금액도 6억 원에서 9억 원(1주택자는 11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높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까지 평균 18.6% 떨어지면서 주택분 종부세액이 2020년 수준으로 돌아가게 된 것이다.

세법을 개정하면서 정부는 주택분 종부세를 내는 인원이 지난해 약 120만 명에서 올해 66만6000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실제로 올해 종부세를 고지받은 인원은 41만2000명으로 정부 예측보다도 더 줄어 2018년 수준(39만3000명)까지 떨어졌다. 통계청 주택 소유 통계 기준으로 지난해 말 전체 주택 보유자(1531만 명) 가운데 2.7% 정도로 종부세 대상자가 줄어든 셈이다. 지난해에는 전체 주택 보유자의 8.1%가 종부세 고지서를 받았다.

이처럼 종부세 규모가 급격히 줄면서 “징벌적 과세를 정상화했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가뜩이나 부족한 세수가 더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급격하게 오른 종부세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있었다”면서도 “세 부담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원칙을 지키고 납세자의 예측 가능성도 높이려는 정부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택 종부세 대상#41만명#다주택자 세액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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