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금융권 연체율 상승세 지속…금감원, 내달 현장점검

  • 뉴시스
  • 입력 2023년 11월 30일 15시 12분


금융권 가계대출 11월 2.3조 증가…상승폭 크게 둔화

제2금융권의 연체율이 고금리 장기화와 부동산 경기 둔화 등의 영향으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연체율 상승세와 관련해 다음달 저축은행과 상호금융권에 대한 현장점검을 진행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30일 이준수 은행·중소서민금융 부원장 주재로 주요 현안 기자설명회를 열어 중소서민 부문 건전성 현황과 감독방향을 이같이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2금융권 연체율은 연체가 급격하게 증가하던 연초와 비교하면 전반적으로 오름세는 둔화됐지만 증가세는 이어지고 있다.

업권별로 보면 저축은행의 9월말 연체율은 6.15%로 전분기말(5.33%) 대비 0.82%포인트 상승했다. 2분기(0.26%포인트) 대비 상승폭은 확대됐지만 1분기(1.66%포인트)보다는 축소됐다.

상호금융 연체율은 9월말 3.10%로 전분기말(2.80%) 대비 0.30%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연체율 상승폭은 1분기 0.90%포인트, 2분기 0.38%포인트 등으로 축소 중이다.

여신전문금융회사의 경우 9월말 연체율은 카드사 1.60%, 캐피탈사 1.81%로 전분기말 대비 각각 0.02%포인트, 0.03%포인트 증가하는데 그쳐 비교적 안정적 수준을 유지했다.

자본비율의 경우 저축은행, 상호금융, 여전사 모두 선제적인 자본확충에 힘입어 규제비율을 크게 상회하는 등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

금감원은 2금융권 연체율이 상반기에 비해서는 전반적으로 상승폭이 둔화된데다 통상 연말에 연체채권 정리 규모가 확대되는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 상승폭은 더욱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양호한 손실흡수능력 등을 감안할 때 연체율 상승이 현재까지 시스템 전반의 문제로 확산될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봤다.

다만 현재의 고금리가 지속되고 경기회복도 지연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금감원은 2금융권의 취약부문 대출자산 건전성 등을 계속해서 들여다볼 방침이다.

이 부원장은 “2금융권의 연체율은 내년 초까지는 당분간 올라가되 상승폭 자체는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다음달에 저축은행과 상호금융권 연체율 현장점검을 나갈 예정으로 연체율 관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금융권 가계대출의 경우 11월 들어 증가폭이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이 이달 1~27일까지 잠정 집계한 결과 금융권 가계대출은 2조3000억원 증가에 그쳐 10월(+6조3000억원)보다 증가폭이 크게 축소됐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4조9000억원 증가한 반면 2금융권 가계대출은 2조6000억원 증가했다. 은행권은 주담대가 둔화세를 이어가 가계대출 증가폭이 10월(+6조8000억원)보다 축소됐고 2금융권은 가계대출 감소폭이 전월(-5000억원)보다 확대됐다.

이 부원장은 “11월 중 가계대출은 은행권 주담대 관리 강화로 증가세가 둔화됐으며 대부분 실수요자 대상 정책자금 위주로 증가했다”며 “11월 은행권 주담대 증가액 중 3조7000억원이 특례보금자리론·디딤돌·버팀목 등의 정책성 대출이며 은행 자체 주담대 증가액은 1조1000억원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금감원은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폭은 11월에 이어 12월에도 완만한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은행별 가계대출 관리 강화와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공급 중단, 주택거래량 감소세 등이 주담대 감소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12월에는 연말 성과급, 결산에 따른 상각 등이 신용대출을 비롯한 기타대출의 감소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금감원은 예상했다.

금융권 기업대출의 경우 9월말 현재 1843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말(1759조7000억원) 대비 4.8%(83조6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차주별로 보면 대기업 대출(313조5000억원)은 지난해 말보다 10.4%(29조4000억원) 증가하고 중소법인 대출(886조1000억원)과 개인사업자 대출(643조7000억원)은 각각 4.0%(34조3000억원), 3.2%(19조9000억원)씩 늘었다.

업권별로는 은행권 기업대출(1291조8000억원)이 전년말 대비 5.7%(70조2000억원) 증가하고 제2금융권 기업대출(551조5000억원)은 2.5%(13조5000억원) 늘었다.

금감원은 기업대출 증가세가 ▲회사채 등 자본시장을 통한 조달 부진 ▲영업실적 하락 및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기업 자금수요 증가 ▲2차전지 등 신산업 관련 투자수요 등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 부원장은 “대기업 중심의 은행대출 증가, 금융권 리스크 관리 강화 추세 등 감안시 기업대출 증가세는 크게 우려할만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한정된 금융자원이 보다 생산적 부문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한계기업 등에 대해서는 엄정한 신용위험평가를 기초로 여신관리를 강화토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금감원은 연말 금융권의 대규모 자금쏠림을 뜻하는 ‘머니무브’가 나타날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봤다.

이 부원장은 “4분기 고금리 정기예금 및 퇴직연금 만기 집중 등에 따라 지난해처럼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될 우려가 있었지만 은행 및 비은행 예금 수취기관 모두 조달 여건은 안정적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은행권의 10월말 기준 원화예수금은 2055조2000억원으로 전월말(2064조4000억원) 대비 0.45%(9조2000억원) 감소했다. 계절적 요인으로 소폭 변동하는 가운데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의 10월말 총수신은 731조3000억원으로 예금만기 도래 등으로 전월말(735조6000억원) 대비 0.6%(4조3000억원) 감소했다.

금감원은 각 은행과 저축은행 등의 예수금 정보를 실시간으로 자동 전송받아 상시 조회할 수 있는 ‘예수금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을 지난 10월에 구축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예수금 변동 확대 등의 이상징후 감지시 신속 대응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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