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에 대한 우려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2년째 이어지는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와 더불어 올해 초부터 미국의 중소은행 파산과 상업용 부동산 위험도 커지고 있다. 여기에 중국의 부동산발 경제 경착륙 우려, 잇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장기금리 급등 등 수많은 걱정과 위험이 쏟아지고 있다.
위험 신호들이 각지에서 감지됐지만, 올해 글로벌 성장률은 기존 전망치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초 0.3%로 예측됐지만 현재 2.3%까지 대폭 상향 조정됐다.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 역시 1.6%에서 2.6%로 1.0%포인트 상승했다. 이 과정에서 전 세계 및 미국의 증시는 올해 15∼20%의 상승세를 보인다.
삼성증권은 내년 글로벌 주요국의 경제 성장률이 각국의 잠재 수준에 수렴할 것으로 전망한다. 과열됐던 노동시장이 보다 균형에 가까워지면서, 내년 말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목표 수준인 2%에 근접하기 시작할 것이다. 이는 내년 글로벌 경제 환경이 일부에서 우려하는 경기침체가 아닌, ‘골디락스’(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이상적 경제 상황) 국면에 진입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내년 골디락스를 예상하는 이유는 네 가지이다. 첫째, 공급 측 물가 상승 압력이 정상화되고 기준금리 인상의 누적된 긴축 효과가 본격화하면서 주요국에서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둘째, 인플레이션의 추세적 둔화는 주요국의 실질소득 개선을 통해 양호한 소비 흐름을 지지할 것이다. 셋째, 내년 하반기(7∼12월) 이후 주요 중앙은행들의 점진적 금리 인하로 통화 긴축의 강도가 약화할 전망이다. 넷째, 소비 패턴 정상화와 재고를 비축하는 ‘리스토킹(재고 재축적)’이 일어나면서 글로벌 제조업 경기가 완만한 회복세로 전환될 것이다.
다만 글로벌 금융시장 관점에서는 미국의 경기침체 여부와 이에 따른 장단기 국채금리의 변화가 여전히 핵심 변수다. 미국의 장기실질금리가 2.0% 내외 수준을 장기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함에 따라 글로벌 증시의 밸류에이션(가치 산정) 확대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글로벌 증시 기준으로 이익 증가와 배당 수익률에 수렴하는 10% 내외가 합리적인 기대수익률이 될 것이다.
금리의 경우 내년 하반기 이후 점진적인 금리 인하에 따라 단기금리가 장기금리보다 빠르게 떨어지는 ‘불 스티프닝(bull-steepening)’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내년에는 주식과 채권 모두에서 플러스(+) 수익률을 거둘 것을 예상하지만 양적 완화의 시대(2008∼2019년)에 비해서는 낮을 것으로 예상한다. 한편 내년으로 갈수록 미국과 미국 외 지역 간 경기 및 통화정책 격차가 점차 축소되면서 달러화는 연간 약 5% 내외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