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형제의 난’ 2R…형 조현식, 사모펀드 끌어들였다

  • 뉴스1
  • 입력 2023년 12월 5일 10시 27분


한국앤컴퍼니 조현범 회장(왼쪽)과 조현식 고문(한국앤컴퍼니 제공)
한국앤컴퍼니 조현범 회장(왼쪽)과 조현식 고문(한국앤컴퍼니 제공)
국내 최대 타이어 제조업체인 한국타이어에서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한국앤컴퍼니(000240)는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이 국내 최대 사모투자펀드(PEF)인 MBK파트너스와 함께 한국앤컴퍼니 지분 공개매수를 신청했다고 5일 공시했다.

한국앤컴퍼니는 한국앤컴퍼니그룹(옛 한국타이어그룹)의 지주회사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161390) 지분 30.67%를 보유하고 있다. 조 고문은 조양래 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이고, 현재 그룹을 이끄는 조현범 회장은 차남이다.

MBK파트너스의 특수목적회사인 벤튜라는 공개매수 목적에 대해 “한국앤컴퍼니의 경영권을 확보해 이를 안정화한 후, 대상회사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공개매수 기간은 이날부터 24일까지다.

공개매수 목표의 최소 수량은 발행주식총수의 약 20.35%인 1931만5214주다. 최대 수량은 발행주식총수의 약 27.32%인 2593만4385주다. 매수 가격은 2만원으로 공개매수일 전 1개월 동안의 가중산술평균주가(1만4187원) 대비 41.0%, 3개월 동안의 평균주가 1만2887원 대비로는 55.7%의 프리미엄을 적용한 가격이다.

공개매수 신고서에 따르면 조 명예회장의 장남인 조 고문과 차녀인 조희원씨는 지난달 30일 공개매수 및 보유주식에 대한 권리 행사와 관련한 주주간 계약서를 체결했다.

조 고문의 지분은 18.93%, 조씨의 지분은 10.61%로 공개매수에 성공할 경우 보유 주식 비율은 최소 49.89%, 최대 56.86%가 된다. 이렇게 되면 현 최대주주인 조현범 회장의 지분 42.03%를 넘어선다.

앞서 조 고문은 3년 전 불거진 경영권 분쟁 당시에도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지분 0.81%)과 손을 잡은 바 있다. 조 이사장은 2020년 6월 아버지(조 명예회장)가 자신이 보유한 한국앤컴퍼니 지분 전량을 조현범 회장에게 블록딜 형태로 매각하며 후계구도를 명확히 하자 이를 두고 자발적 의사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며 성년후견 심판을 청구했다.

이후 법정공방과 주주총회 등에서 다투던 양측은 2021년 말 조 고문이 부회장에서 고문 자리로 물러나고 조현범 당시 부회장이 회장직에 오르면서 동생의 승리로 분쟁이 마무리된 바 있다.

이번에 조 고문측이 사모펀드까지 끌어들여 다시 경영권 확보를 시도하는 것을 두고 시장에서는 조 회장이 지난 3월 2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 기소된 게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총수 공백’을 명분으로 재도전에 나섰다는 것인데, 현재 조 회장은 지난달 말 보석으로 풀려나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이에 조 고문의 경영권 확보는 이번에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조 회장의 한국앤컴퍼니 지분은 42.03%에 달해 공개매수에 대응해 추가 주식을 사들이거나 우호지분을 확보하는 등으로 8% 가량만 추가 확보해도 지분은 과반을 넘어선다. 또 수익을 쫓아 움직이는 사모펀드의 특성상 공개매수가 진행된다 하더라도 주가의 움직임에 따라 MBK파트너스가 언제까지 조 고문과 손발을 맞출지 알 수 없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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