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업체들 내년 수출물량 축소 합의
中당국선 “통관 문제 해결 모색”
중국 비료업계가 내년에 요소 수출 총량을 큰 폭으로 줄이기로 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요소 수입의 92%를 중국에 의존하는 한국에 비상등이 켜졌다. 정부는 중국 이외의 국가에서 요소를 들여오는 기업에 보조금을 주는 등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5일 중국화학비료업계 온라인 홈페이지에 따르면 한 업계 전문가는 1일 올린 글에서 “지난달 24일 회의에서 중눙그룹(CNAMPGC)과 중화그룹(Sinochem) 등 주요 요소 비축·무역기업 15곳이 2024년 수출 총량을 94만4000t을 초과하지 않기로 하는 데 동의했다”며 “이런 내용을 담은 2024년 요소 수출 자율 협의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그는 “2024년 1분기(1∼3월)까지 수출에 제한이 있을 것”이라면서 “현재 일부 항구에선 수출 증빙서류를 갖고도 수출을 할 수 없고, 화물이 항구에 쌓여 있거나 항구에서 화물이 회수되는 사례도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1∼10월 중국의 요소 수출량은 339만 t이다. 실제로 내년에 요소 수출 총량을 94만 t대로 줄이면 올해 10월까지 수출한 물량의 28% 수준으로 중국 요소 수출이 감소한다. 올 10월 한국은 산업용 요소의 92%를 중국에서 수입했다.
한국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중국 해관총서는 지난달 30일 중국 현지 기업이 한국의 한 대기업에 수출하려던 산업용 요소 수출을 돌연 보류했다. 한국 외교 당국은 중국 당국이 국내 요소 수급을 우선 해결해야 하는 상황 때문에 통관 보류에 나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최근 한국 측과 접촉해 요소 통관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중국 측이 요소 문제와 함께 한중 간 원활한 공급망 협력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는 기본 입장을 분명히 전해왔다”고 말했다.
요소수 대란 재발 우려로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정부는 6일 요소수 관련 대책회의를 열 계획이다. 회의에선 요소 수입의 대체처 확보 방안, 비축 물량 확대 방안 등 단기 대책이 논의될 예정이다. 정부는 값싼 중국산 요소 외에 베트남, 호주 등에서 들여오는 요소 수입분에는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요소 비축 물량을 확대하는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이 밖에 정부는 7일 열리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경제 안보를 위한 공급망 안정화 지원 기본법’을 통과시켜 중장기적인 공급망 안정 대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해당 법은 한국수출입은행이 운용하는 공급망안정화기금을 설치해 기업의 원자재 수입 국가 다변화와 비축 물량 확대를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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