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제11차 경제안보 핵심품목 TF 회의' 개최
국내유통 대부분 정상적 상태…3.7개월분 확보
'공급망기본법' 제정 등 근본적 대책 마련 시도
수입선 다변화 정책 효과 미미…"생산 다시 검토"
중국이 차량용 요소수 수출에 제동을 걸면서 ‘요소수 대란’ 사태 재발 가능성이 대두돼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2년 전 요소수 대란 사태 당시보다 수입의존도가 오히려 높아진 것으로 드러난 데다 근본적 해결 방안이 없다는 우려가 나오자 요소수 국내 생산 재검토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는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1차 경제안보 핵심품목 태스크포스(TF) 회의’를 개최해 요소 수급 및 유통 현황을 점검하고 다각적인 대책을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중국이 한국으로의 차량용 요소수 수출 통관을 돌연 보류하면서 요소수 품귀 현상 우려가 제기됐다. 중국 비료업계 주요 기업들이 내년도 수출 총량을 자율적으로 제한하기로 합의했다는 외신 보도에 수급 차질 장기화 가능성까지 나왔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현재 차량용 요소의 국내 유통은 일부 온라인 판매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정상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다만 중국발 다양한 뉴스들이 쏟아지면서 불안심리가 작용할 수 있고 그런 뉴스들에 따른 시장 상황을 지켜보다 수급 차질이 지속될 경우가 공식 확인되거나 현실화하는 경우 긴급히 제3국에서 수입할 수 있게 기업 부담을 덜 수 있는 지원을 강구해서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현재 차량용 요소 3개월21일분 물량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했다. 당초 지난 1일 점검 당시 3개월분이 확보된 것으로 파악됐지만 일부 국내기업이 최근 베트남 등으로부터 요소 5000t을 수입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확보 물량이 증가한 것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11월 5000t 계약 이후 새로 5000t을 계약하며 12월 초보다 확보물량이 늘어난 것”이라며 “추가물량은 현재 들어오고 있고 (새로 계약된 물량도) 들어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우디아라비아 등 다른 곳들도 계속 추가 물량 확보를 타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달청은 현재 6000t(1개월 사용분) 규모인 차량용 요소 공공비축 물량 규모를 빠른 시일 내에 1만2000t(2개월분)으로 두 배 확대하기로 하고 국내 요소수 생산업체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조달청은 또한 일시적인 수급 애로가 발생한 업체를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현재 보유 중인 차량용 요소 공공비축 물량 약 2000t을 상황에 맞춰 조기 방출하기로 했다.
환경부·산업부·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는 요소수 현장 수급 상황에 대해 일일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 중이다. 유통시장 교란에 따른 수급 애로가 발생하지 않도록 차주단체, 주유소 등을 상대로 1회 구매수량 한도 설정 등 유통 안정화를 위한 업계 차원의 자율적인 노력을 제고해 주도록 요청할 계획이다.
또한 정부는 최근 개최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통상장관회의 등 다양한 협의 채널을 통해 중국측과 공급망 안정을 위한 협의를 지속해 오고 있다. 통관 지연 물량의 신속한 도입을 위해 다양한 경로를 통해 중국측과 신속히 협의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입법을 토대로 수입 대체선 확충 등을 위한 근본적인 지원 대책을 강구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공급망안정화위원회 신설, 공급망안정화 기금 설치 등을 내용으로 하는 ‘공급망기본법’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를 조속히 통과되도록 국회와 적극 협의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이미 지난 2021년 발생한 요소수 대란 사태 당시보다 중국 수입의존도가 더욱 높아졌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근본적 대책으로 내놓은 수입 대체선 확충 등도 이미 추진됐지만 중국 수입 의존도는 오히려 더 올랐다.
산업용·차량용 요소 수입현황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국 의존도는 2021년 83.4%에서 지난해 71.7%로 소폭 줄었다 올해 다시 91.8%로 급증했다. 이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원인을 분석해보니 중국산이 싸고 품질이 좋다는 평가가 있었고 이 때문에 물류비와 품질일관성을 이유로 중국으로 회귀한 경우가 많았다”며 “상시 발생할 수 있는 위기라고 생각하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요소수 대란 사태가 반복되는 상황에 대해 국내 생산 필요성도 수차례 지적됐다. 김성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요소수가 중국에서 수입하는 다른 자원처럼 매장된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충분히 생산 가능하다”며 “이번 사태는 3개월 비축분을 다 쓰기 전에 외교 문제로 빨리 해결하고 공급망 다변화를 이루는 것과 별개로 생산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정부는 이미 국내 생산을 추진했지만 무산됐다며 상황 변화를 감안해 국내 생산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산업부 고위관계자는 “국내 생산은 이미 2년 전에도 검토를 했고 지금도 다시 들여다보고 있지만 생산 국내 생산을 상당히 늘리는 것이 근본적인 대책이라는 부분은 전제가 필요하다”며 “기본적으로 생산성 자체가 안 맞아서 매년 보조금을 투입하는데 아무도 나서는 데가 없어서 검토하다가 어려운 것으로 판단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산의 경우 2년 전과 바뀐 (상황을) 보고 계절적요인 등으로 (사태가) 반복될 수 있으니 다시 한 번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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