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장기화로 대다수 선진국이 고금리·고물가에 생존하기 위해 긴축에 동조하고 있지만 중국과 일본은 이 같은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 중국은 4분기(10∼12월)부터 1조 위안(약 184조 원) 규모의 국채를 발행해 경기 부양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통상 매년 3월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국가 재정을 확정하는데, 이를 중간에 수정하는 사례가 흔치 않기 때문이다. 이번 발행으로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3.8%까지 상승하게 됐다. 정부 차원에서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겨온 ‘3%’가 무너지게 된 것이다.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1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보이며 경기 침체 공포가 커진 중국은 재정적자 규모를 늘려서라도 경기를 부양시키려 하고 있다. 일본은행은 전 세계 주요 중앙은행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 단기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1990년대부터 이어진 만성 디플레이션(장기간 물가 하락)을 끝내기 위해서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는 지난달 17일 의회에 출석해 “인내심을 갖고 초완화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성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누군가 나서서 전체를 규율하고 방향을 잡아주며 협력을 유도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며 “국가들의 경제 정책도 각자도생으로 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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