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005380)의 일본 시장 재진출은 좀처럼 쉽지 않다. 신차 코나EV를 투입했지만 판매량은 기대만큼 올라오지 못했다. 다만 현대차는 여전히 일본 시장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8일 일본자동차수입조합(JAIA)에 따르면 현대차의 11월 현지 판매량은 36대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35대)과 비슷하다. 올해 누적(1~11월) 판매량은 419대로 지난해 461대 대비 10% 가량 줄었다. 지난 11월1일 코나EV를 일본 시장에 투입했는데도 신차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현대차 일본법인의 코나EV 투입은 경차 위주의 일본 시장 특수성을 고려한 전략이다.
지난해 아이오닉5와 넥쏘를 중심으로 13년만에 일본 시장에 재진출했지만, 두 차종 모두 일본에선 큰 차종으로 분류된다. 도쿄 시내에서 아이오닉5를 운행하려면 목적지 인근의 주자장에 연락해 아이오닉5의 주차가 가능한지 매번 확인해야 할 정도다.
아이오닉5는 한국 브랜드 사상 최초로 ‘일본 올해의 차 2022-2023’ 중 ‘올해의 수입차’로 선정됐음에도 판매량 측면에선 아쉬운 상황이었다. 이에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로 분류되는 코나를 통해 아이오닉5보다 좋은 성적을 기대했다.
코나EV에 대한 일본 현지 매체의 평가도 나쁘지 않았다. 한 일본 경제지는 “동급 전기차 중에선 코나를 대항할 차종이 없다. 닛산 리프 정도가 가격이 가깝지만 성능 면에선 뒤떨어지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고 했다.
가격도 경쟁모델 대비 저렴했다. 코나EV는 일본에서 399만3000엔(약 3600만원)부터 판매하고 있으며, 보조금을 투입하면 이보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이 가능하다. 440만엔(약 4000만원)에 판매하고 있는 동급 차량 BYD 아토3보다도 가격 경쟁력이 있다.
그러나 ‘수입차의 무덤’이라는 일본 시장의 벽은 여전히 높았다. 연간 신차 판매 비율 중 지난해 수입차의 비율은 6%를 넘지 못한다. 그나마 수입차 시장은 독일 3사(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폭스바겐)가 자리잡고 있다. 일본 현지 언론에서도 “아시아 메이커, 게다가 이제 막 참가한 브랜드가 고전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봤다.
전기차에 대한 일본 소비자들의 거부감도 여전했다. 일본자동차판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시장의 전기차 판매량은 5만9237대에 불과하다. 전체 판매량의 1.7% 수준이다. 올해 판매량은 그보다 성장하고는 있지만, 지난해 더 작은 규모의 자동차 시장인 한국 시장 전기차 판매량 16만2987대(한국자동차연구원)와 비교하면 매우 적다.
그럼에도 현대차는 여전히 일본 시장에 대한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지난 1일 아사히신문과 인터뷰에서 “내년 전기차 아이오닉5 N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이오닉5 N은 현대차 브랜드의 첫 고성능 전기차다.
이외에도 장 사장은 2025년 일본에 콤팩트 전기차를 출시할 것으로 밝혔는데, 현재 출시를 했거나 출시 예정 중인 현대차 브랜드 전기차 중에는 캐스퍼EV가 콤팩트카(경차)로 유일해 가능성이 점쳐진다. 또 상용차인 전기버스도 추가로 투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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