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갑차 ‘레드백’을 호주에 수출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한화의 호주 맞춤형 현지화 전략도 자리하고 있다.
레드백이란 이름부터 호주에 서식하는 ‘붉은등 독거미’에서 따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2019년 3월 제안서 제출 전 평가위원들의 머리에 오래 기억될 수 있도록 호주에 서식하는 독거미의 명칭을 붙였다”고 8일 설명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뱀을 먹이로 삼을 정도로 강한 독을 갖고 있고, 거미줄이라는 네트워크에서 사납게 움직이며 적을 제압하는 레드백의 특성이 한화의 장갑차와 닮았다는 점을 강조해 호주 관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한화디펜스는 앞서 2021년 호주 정부와 K9 자주포 ‘AS9’를 수출하는 계약을 맺었는데, AS9의 별칭도 거미 이름에서 따온 ‘헌츠맨(농발거미)’으로 붙였다. 레드백과는 반대로 헌츠맨은 거미줄을 치지 않고 돌아다니며 먹이를 사냥한다. 그런 특성이 한화 K9 자주포와 닮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수출에 성공한 바 있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앞두고 독일 라인메탈과 본격적인 경쟁을 할 때에는 호주군의 요구에 철저하게 응대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호주법인 관계자는 “호주군이 테스트 과정에서 요구한 사항들은 모두 반영하겠다고 약속했고, 실제로 그 약속을 지켰다”며 “호주군에게 ‘한화는 약속을 지킨다’는 믿음을 주면서 신뢰를 쌓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입찰을 진행하며 호주 현지 업체의 원자재 및 부품을 구매한 것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호주 주요 철강업체 비스앨로이로부터 레드백 생산에 필요한 철강을 공급받았고, 엘핀스톤·펜스케와는 각각 차체, 엔진 조립 등에서 협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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