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상점의 디지털 혁명 〈3〉
전북 정읍시 ‘라하트 키즈 풀빌라&카페’
폐교를 키즈 풀빌라-카페로
스마트 기기 통해 서비스 개선
서울 수서역에서 1시간 20분간 SRT를 타고 도착한 전북 정읍역. 차로 10분을 더 달려 ‘라하트 키즈 풀빌라&카페’에 도착했다. 원목 가구와 너른 잔디밭이 돋보이는 카페였다. 콜드브루에 직접 개발한 생크림을 올린 라하트 커피, 정읍에서 유명한 한우 불고기를 더한 참나물 샐러드가 대표 메뉴다. 풀빌라에서는 사계절 내내 이용할 수 있는 온수 풀과 파스텔 톤의 고급 장난감, 교구들이 눈에 들어왔다. 아이들에게 천국과 같은 이곳은 사실 폐교였다. 폐교 부지를 가족 맞춤형 공간으로 바꾼 이선율 대표는 “아이들은 물론이고 부모들도 편하게 쉴 수 있는 선물 같은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한다.
이 대표는 전북 전주에서 10년간 어린이집을 운영한 유아 교육 전문가다. 그를 새로운 창업 전선에 뛰어들게 한 건 남편 이종수 씨였다. 사교육 업계에서 일했던 그는 딸이 전원에서 자유롭게 지내기를 바랐다. 폐교를 매입해 아이들이 뛰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이야기를 늘 했다. 이 대표 또한 점차 남편의 꿈에 공감하게 되면서 전북 지역 폐교 부지를 수소문했다. 정읍 고부면에 위치한 운용초 자리를 발견하고 사업을 시작했다.
2022년 6월 라하트가 문을 열었다. 교실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책걸상 느낌의 원목 가구를 배치했다. 운동장이 있던 자리에는 잔디를 깔아 아이들이 안전하게 뛰놀 수 있게 했다. 통유리로 창을 내 부모들이 아이 모습을 지켜보며 커피와 브런치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풀빌라에는 환경과 아이들의 건강을 고려해 친환경 페인트를 사용했다. 아이들의 정서와 인지 능력 발달에 도움을 주는 장난감과 교구도 채워 넣었다. 풀빌라를 중심으로 예약이 차기 시작했고 초창기 라하트를 방문한 고객들은 “아이들과 방문하기에 5성급 호텔보다 좋다” “생각보다 수도권과 가까워서 이동하기 편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고객들의 재방문과 입소문 덕에 정읍의 핫플레이스로 차츰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다.
그러다 뜻밖의 어려움이 닥쳤다. 이 대표 부부와 가족들만으로는 일손이 달리기 시작했다. 청년 인구가 많지 않은 지역이라 직원을 구하기도 쉽지 않았다. 라하트가 떠올린 대책은 스마트 기기였다. 서빙 로봇을 들이니 한 사람 몫을 충분히 해냈고 아이들도 신기해하며 볼거리로 자리잡았다. 가능성을 엿본 라하트는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지원으로 키오스크와 대형 스크린 형태의 메뉴 보드 겸 사이니지를 추가로 도입했다. 키오스크 덕분에 손님이 몰리는 시간에도 편하게 주문을 받고 카페에 비치한 사이니지에는 풀빌라 영상을 상영해 고객들의 궁금증을 해소했다. 실제 스마트 기기를 도입한 이후 매출은 200% 상승했고 고객의 서비스 만족도 또한 20% 개선됐다.
라하트는 정읍을 대표하는 메뉴 개발과 온라인 사업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이 대표는 “정읍 하면 딱 떠오를 수 있는 디저트를 개발 중”이라며 “콜드브루, 샐러드 등 밀키트 개발을 통한 온라인 사업도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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