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고금리 후유증]
인도 니프티50 올 15% 이상 상승
사우디 작년 GDP 8% 넘게 증가
고금리 장기화와 글로벌 경기 둔화, 미중 갈등 등으로 전 세계적인 투자 여건이 악화된 가운데 일부 신흥국들은 반사이익을 얻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 금융사들은 신흥국 관련 투자 상품을 선보이면서 투자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10일 인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인도 증시 대표 지수인 니프티50은 8일 20,969.40에 거래를 마쳤다. 니프티50은 지난달 8일 이후 한 달간 7.8% 급등했다. 연초 이후에는 15% 이상 치솟았다. 인도네시아 IDX지수도 최근 급등세를 이어가며 연일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고, 베트남 VN지수는 10월 하락세를 보이다가 반등하기 시작해 빠른 상승세로 돌아섰다.
주요 선진국들은 긴축 기조의 장기화와 경기 불황으로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반면 일부 신흥국들은 견고한 경제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어 선진국을 대체할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에 따르면 인도는 지난해부터 2027년까지 연평균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6.8%로 고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에는 영국을 제치고 GDP 세계 5위에 오르기도 했다.
앞서 9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인도네시아의 올해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기존 4.7%에서 4.9%로 높이고, 내년에는 5.2%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네옴시티’와 같은 초대형 인프라 건설 사업에 자금을 쏟아붓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해 GDP가 8% 이상 증가했다.
글로벌 투자 지형이 변화하면서 국내 금융사들도 신흥국 투자 상품을 속속 내놓으며 수익 구조 다변화에 나섰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달 베트남, 인도, 멕시코 등 3개국에 분산 투자하는 새로운 펀드 출시 계획을 발표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은 4월 니프티50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TIGER 인도니프티50 ETF’와 ‘KODEX 인도Nifty50’을 각각 상장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인도 거점을 넓히기 위해 현지 9위 증권사인 샤레칸증권 인수전에 뛰어들기도 했다. 문남중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 팀장은 “내년 투자 여건은 선진국보다 신흥국이 더 좋을 것”이라며 “인도와 베트남은 중국보다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미국이 금리 인하에 나서면 신흥국 투자 수익률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인플레이션 장기화로 강달러 현상이 재연되고 중국의 경기 침체가 더 심해질 경우 신흥국의 회복세에 제동이 걸릴 우려도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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