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 등 주요 의대 정시 합격자 2명 가운데 1명은 자신들이 배출했다고 부풀려 광고한 대형 재수학원이 수억 원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
매년 50명 이상을 합격시키는 논술 강의라고 홍보했지만 실제 합격자는 3분의 1에도 못 미쳤던 입시학원과 실제 박사 학위를 가진 사람은 1명뿐인데도 30명이 넘는 박사가 참여해 모의고사를 만들었다고 한 출판사도 적발됐다.
10일 공정거래위원회는 거짓, 과장 광고 등을 한 입시학원과 출판사 9곳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18억3000만 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디지털대성과 메가스터디교육, 에스엠교육, 이투스교육, 하이컨시 등 5개 대형 학원 사업자와 메가스터디, 브로커매쓰, 이감, 이매진씨앤이 등 4개 출판 사업자가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유명 입시학원인 시대인재를 운영하는 하이컨시는 시대인재N 학원 재수종합반을 모집하면서 올해 메이저 의대와 전국 39개 의대의 정시 합격 인원 2명 중 1명이 이 학원 출신이라고 광고했다. 하지만 공정위 조사 결과 이는 실제 의대 진학생 수가 아니라 합격 가능할 것으로 자체 추정한 학생 수였다. 공정위는 하이컨시에 3억18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메가스터디교육은 홈페이지에서 논술 강의를 홍보하면서 ‘매년 현장생 50명 이상이 합격하는 강의’라고 광고했지만 실제 합격생은 매년 최대 15명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에스엠교육 역시 아무런 근거도 없이 ‘대치·서초 압도적 1위’ ‘최다 1등급 배출’ 등의 문구를 사용해 광고했다.
또 메가스터디교육은 대학에 합격만 하면 학원비를 100% 되돌려주는 것처럼 광고했지만 실제로는 합격 이후 특정 시점까지 재학하고 있는 경우에만 환급을 해줬다. 반수 등의 이유로 대학에 합격하고도 자퇴를 선택한 수강생 100∼200명가량은 환급을 받지 못했다.
공정위는 환급형 상품 관련 매출액이 컸던 점을 감안해 메가스터디교육에 11억99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수험생 교재의 집필진 경력을 허위로 표시하거나 부풀린 경우들도 대거 적발됐다. 이감은 국어 모의고사 집필자가 문학 전공 박사 15명, 비문학 전공 박사 16명이라고 홍보했지만 실제 박사 경력의 연구진은 1명에 불과했다.
메가스터디는 교재 집필진이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모의고사 참여 경력만 있어도 수능 출제 경력이 있다고 표기하기도 했다. 이매진씨앤이와 이투스교육은 수능 출제위원으로 각각 3회밖에 참여하지 않은 교재 저자를 8회와 7회씩 참여한 것으로 부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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