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발사 성공 200일]
다단연소사이클 엔진 개발 기업, 차세대발사체 사업자 선정 유리
‘팰컨9’처럼 발사체 재사용 가능…한화에어로-KAI-대한항공 3파전
세 번의 누리호 발사를 통해 쌓은 경험을 이어갈 다음 타자인 차세대발사체 개발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형 ‘뉴스페이스’ 시대를 가져올 차세대발사체 체계종합기업이 누가 될지에 대해서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7일 과학계에 따르면 조달청은 지난달 30일 차세대발사체 체계종합기업의 입찰 제안요청서를 공개한 뒤 참여 기업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12월 중순께 입찰 공고를 내고, 내년 2월 말 평가를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업자는 3월 최종 확정된다. 선정된 기업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함께 차세대발사체를 공동 설계 및 제작할 예정이다.
현재 차세대발사체 체계종합기업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한항공 등 세 곳이 도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은 10월 차세대발사체 기업설명회에도 참석했다.
차세대발사체의 핵심은 다단연소사이클 엔진이다. 따라서 엔진 개발 능력을 갖춘 기업이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단연소사이클은 ‘발사체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터보 펌프가 작동할 때 나오는 배기가스를 재활용할 수 있는 엔진이다. 버려지는 가스를 다시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효율성이 좋다. 달이나 화성처럼 먼 거리를 비행하기 위해 필수적인 기술이다.
기체 상태의 배기가스를 다시 연소실에서 태우려면 엄청난 압력이 필요하다. 그만큼 엔진 폭발 위험이 커 기술적으로 까다롭다. 현재 항우연은 선행 연구를 통해 10t급 다단연소사이클의 설계를 마치고 일부 시험을 마친 상태다. 100t급 다단연소사이클에 대한 설계도 일부 완료됐다. 박창수 항우연 차세대발사체사업단장은 “선행 연구 차원에서 진행한 것으로 실제 비행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체계종합기업이 선정되면 함께 진행해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차세대발사체는 민간 주도 뉴스페이스 시대의 첫발을 내딛는 사업이다. 다단연소사이클 엔진은 현재 미국 스페이스X가 주도하고 있는 ‘재사용 발사체’ 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다. 재사용 발사체는 가장 큰 추진력을 내는 1단 로켓이 지구로 되돌아와 재활용할 수 있는 발사체를 말한다. 스페이스X는 재사용 발사체 ‘팰컨9’을 개발해 발사 비용을 3분의 1 수준으로 낮추면서 본격적인 민간 우주 시대를 열었다.
다만 민간 우주 시대 개막에 앞서 충분한 우주인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 발사체를 개발 및 운용할 수 있는 인력이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이미 10월 항우연의 발사체 연구 인력 10여 명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이직 의사를 밝히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항우연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기술 유출 건으로 연구 인력 일부를 검찰에 수사의뢰까지 했다. 안형준 국가우주정책연구센터 정책연구2팀장은 “뉴스페이스 흐름에서는 고용의 유연성이 더 필요한 시점”이라며 “정부가 이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과 인력 육성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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