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하나투어 등 8곳 불공정약관 시정
항공사-여행사 간 환불시스템 자동화
여행사 환불기간 15일 이내로 단축
최근 여행사를 통한 국제선 항공권 판매가 늘어나는 가운데 하나투어·모두투어·노랑풍선 등 주요 여행사 8곳이 주말·공휴일에는 항공권 취소를 해줄 수 없다는 불공정약관을 운영하다 공정거래위원회 심사를 받고 조항을 손봤다. 이를 통해 발권 당일 오후 6시 이후에 항공권을 취소해도 항공사 환불수수료를 전혀 내지 않아도 된다.
공정위는 12일 노랑풍선, 마이리얼트립, 모두투어네트워크, 온라인투어, 인터파크트리플, 참좋은여행, 타이드스퀘어, 하나투어가 갖고 있는 이용약관 중 2가지 유형의 불공정 내용을 시정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8개 여행사 모두 영업시간 외에 항공권 취소·환불 처리 업무를 하지 않는 등 고객의 권리를 부당하게 제한하는 조항을 두고 있었다.
구체적으로 주말·공휴일, 평일 오후 5시 이후 등 영업시간 외에 국제선 항공권은 판매하면서 구매 취소 업무는 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하나투어는 ‘항공권 취소는 발권 당일 오후 5시 전까지 요청 시 가능하다’, 인터파크트리플 역시 ‘주말·공휴일은 정상업무가 없어 당일취소 불가’라는 조항을 두고 있었다.
이로 인해 고객들은 취소의사를 전한 날보다 실제 취소 처리되는 날이 늦어지며 취소 수수료를 더 내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
항공사 시스템상 고객이 항공권을 발권한 당일에 취소할 경우 수수료 없이 취소처리가 가능하다. 하지만 여행사가 영업시간 외 당일 취소를 접수 받지 않으며 수수료를 더 물게 되는 셈이다.
이에 공정위는 해당 약관을 부당하다고 보고 항공사의 취소 수수료가 부과되지 않도록 시정했다.
김동명 공정위 약관특수거래과장은 “오늘 사고 오늘 저녁 7시에 취소한다면 취소 처리가 안 된다는 것인데, 저녁 6시 영업시간이 아닌 경우에 판매는 가능하다”며 “살 수는 있는데 영업시간 이외라는 이유로 취소는 안 되는 이런 상황을 공정위는 부당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여행사를 통해 24시간 내에 수수료 없이 취소할 수 있도록 항공사에도 시스템 개편을 요청했다. 항공사와 여행사 간 환불시스템 자동화가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이행 기간은 내년 6월30일까지 두기로 했다. 여행사·항공사·시스템사업자 등과의 논의를 통해 시스템 개발에 필요한 합리적인 시간을 고려했다.
아울러 8개 여행사들은 고객의 취소가 확정되더라도 환불을 받는 기간에 대해 접수일로부터 영업일 기준 20~90일(최장 4개월 이상) 소요된다는 조항을 운영하고 있었다.
공정위는 이런 조항 역시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여행사들은 환불 기간을 14~15일 이내로 단축해 정산금을 반환하도록 하고, 환불기간이 추가로 소요될 경우 고객에게 개별 고지하도록 약관을 고쳤다.
공정위는 여행사에서 항공권을 구매한 고객에게도 24시간 이내 취소수수료 면제 혜택을 받도록 협조한 항공사에 대해 국토교통부가 실시하는 ‘항공교통서비스평가’에 적극적으로 반영되도록 협의 중이다.
김 과장은 “환불기관 관련해 영업일 기준으로 하면 20일이라고 하더라도 4주이고 90일이 되면 4개월 반 정도 된다”며 “항공사 시스템을 확인하고, 통상 필요한 시간을 고려하면 여유 있게 2주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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