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만 21조”…삼성·SK하닉 발목 잡은 낸드도 회복 보인다

  • 뉴시스
  • 입력 2023년 12월 13일 11시 22분


고정거래가 반등하며 '내년 하반기' 낙관론 확산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고강도 감산 지속 예상
온디바이스 AI 시장 본격 개화로 탑재량 증가

사상 최악의 고비를 겪고 있는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반등 기미가 포착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제조사들의 대규모 감산으로 고정거래가격 하락세가 멈추고 재고 소진으로 내년 하반기에는 회복이 가능할 전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발목을 잡았던 낸드플래시 시장은 양사 적자 규모가 20조9000억원 수준에 달한다. 낸드는 상대적으로 기술 진입장벽이 낮고, 공급량이 많아 반도체 업체들간 경쟁이 치열하고, 가격 인상도 쉽지 않다.

낸드는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비휘발성 메모리로 정보를 자유롭게 저장하거나 삭제할 수 있다. 면적 대비 대용량이라는 장점으로 카메라, 휴대용 저장 장치, 스마트폰, PC는 물론 빅데이터, AI 등에도 탑재되지만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요가 급감했다.

이에 낸드는 그동안 제조원가가 판매가격보다 높아 팔수록 손해였으나 업계에서는 최근 고정거래가격이 반등하자 낙관론이 확산하고 있다.

내년 낸드 제품 평균판매가격(ASP)은 올해보다 25% 상승할 전망이다. 메모리카드·USB용 낸드플래시 등 일부 범용 제품은 10월 가격이 1.59% 오르며 2년 3개월 만에 반등한 데 이어 11월에도 5.41% 상승했다. 3분기 전 세계 낸드 시장 매출도 전 분기 대비 2.9% 상승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낸드 업체들이 지난 1년간 큰 폭으로 낸드 생산량을 줄이며 재고 소진이 시작되자 완제품 업체들의 반도체 구매 정책에도 변화가 생겼다. 낸드의 주요 수요처인 가전과 PC·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기기 수요가 소폭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서 ‘낸드 추가 감산’을 시사하며 고강도 운영을 단행하는 점도 가격 회복에 유리하다.

업계 관계자는 “낸드 업체들의 대규모 감산을 지속하면서 장기간 공급을 축소하고 있으며 내년 1분기 낸드 시장에 회복 조짐이 나타나지 않으면 낸드 업체들은 추가적인 감산에 나설 것”이라며 “현재 낸드는 판매 즉시 적자로 직결되는 구조지만 추가적인 고강도 감산을 단행할 경우 내년 하반기에는 회복세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내년에는 온디바이스 AI 시장이 본격 개화하며 낸드 시장도 D램처럼 큰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내년 1월 출시를 앞둔 ‘갤럭시S24’ 시리즈에 온디바이스 AI를 탑재하는 것을 시작으로 대부분 제조업체들이 스마트폰에 AI를 직접 탑재한다는 연구 계획을 발표했다.

스마트폰에 학습과 추론, 연산할 수 있는 AI 기능이 적용되면 256GB 이상 고용량 낸드 탑재량이 늘어나 시장 회복 속도가 가속화할 것이란 추측이다. 일각에서는 수년내 최소 500GB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온디바이스 AI 기능을 탑재한 제품은 고가에서 중저가로 확대되며 신제품 출시 등으로 낸드 탑재량이 증가할 것”이라며 “낸드 가격은 올 4분기 바닥을 확인한 후 내년 하반기까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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