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최대 규모의 게임 전시회로 꼽혔던 미국 ‘E3’가 출범 28년 만에 폐지된다.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시기 주요 게임사가 자체 온라인 행사 중심으로 신작이나 신형 콘솔(비디오 게임기)을 발표하기 시작하면서 전시회의 영향력이 낮아진 데 따른 영향이다.
E3를 주최해 온 미국 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 협회(ESA)는 12일(현지 시간) 홈페이지와 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이제는 작별 인사를 전할 때”라며 행사 폐지를 공식화했다.
ESA는 올 6월 대면 행사로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최하기로 했던 E3도 개최 2개월을 앞두고 전격 취소했다. 당시 세계 3대 콘솔 개발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소니, 닌텐도가 일제히 불참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E3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대면 방식으로 열리지 못했다. 2021년엔 온라인으로만 제한적으로 진행됐다.
1995년 처음 시작된 미국 E3는 그동안 유럽 게임스컴, 일본 도쿄게임쇼(TGS)와 함께 세계 3대 전시회로 평가받았다. MS의 엑스박스 시리즈 신제품과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2∼4 등이 E3에서 최초 공개되는 등 게임업계에서 큰 영향력을 보였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새로운 경쟁 전시회의 등장과 협력 업체의 철수, 이용자들의 혼란, 팬데믹 시대의 혼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E3는 붕괴됐다”고 전했다. 스탠리 피에어루이스 ESA 최고경영자는 워싱턴포스트 인터뷰를 통해 “게임 업계가 이용자와 업체에 다가갈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고려하면 (폐지 결정은) 올바른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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