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 美 연준에 커지는 금리인하 기대…한은 “긴축 기조 아직 불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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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12월 14일 12시 46분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3년 12월) 설명회. 왼쪽부터 이주용 동향분석팀장, 방홍기 정책기획부장, 이상형 부총재보, 홍경식 통화정책국장, 김병국 정책협력팀장, 최영주 시장총괄팀장.  한은 제공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3년 12월) 설명회. 왼쪽부터 이주용 동향분석팀장, 방홍기 정책기획부장, 이상형 부총재보, 홍경식 통화정책국장, 김병국 정책협력팀장, 최영주 시장총괄팀장. 한은 제공
한국은행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올해 마지막 기준금리 결정 회의가 시장의 기대보다 크게 완화적으로 평가되면서 시장금리가 대폭 하락한 데 대해 기존에 공표한 한은의 긴축 기조에 변함은 없다고 밝혔다.

이상형 한은 부총재보는 14일 통화신용정책보고서 설명회에서 ‘예상보다 완화적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로 인해 미국의 금리 인하 예상 시점이 이르면 1분기, 한은은 이르면 2분기로 앞당겨지는 시장의 선반영 기대감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 부총재보는 “이번 FOMC 결과가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적인 것으로 평가되지만 (향후 기준금리는) 이번 FOMC 결과를 포함해 성장·물가 관련 지표 등 정책 여건의 변화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오는 1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로서는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충분히·장기간 긴축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정책 방향에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금통위에서는 금리 인하와 관련된 논의는 이뤄지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날 새벽에 나온 FOMC 결과로 인해 시장이 급변하고 있으나 지금으로선 정책 기조의 고수를 시사한 셈이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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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가 과도한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단기간 내 판단할 사항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 부총재보는 “시장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하긴 했는데 장기금리의 단기적 움직임만 보고 경제 여건과의 괴리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장기금리 움직임이 지속적일지, 장기금리 움직임이 물가 상황이나 가계부채 등과 같은 금융안정 상황에 어떤 영향을 줄지 등의 전반적인 상황 변화를 보면서 판단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홍경식 한은 통화정책국장의 경우 “오늘 하루만 보면 (시장 기대가) 과도하다고 얘기하고 싶은데 그렇게만 얘기하면 오해의 소지가 있다”면서 “시장 기대가 한쪽으로 쏠리면 조정이 있지 않겠나. 연준에서 어떤 멘트가 나오든지, 그런 것을 다 보고 평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준의 통화정책을 한은의 통화정책과 직접 결부하는 것에는 거부감을 표했다.

이 부총재보는 “연준이 글로벌 경제·금융 상황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연준의 정책을 국내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주요한 고려 사항 중 하나로 보고 있지만 연준의 정책이 변한다고 그것을 우리 정책과 기계적으로 연결짓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준의 통화정책 변화가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더불어 국내의 성장·물가 전망이 어떻게 될지 그리고 가계부채와 같이 금융안정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연준의 긴축 조기 완화가 물가 하방 압력을 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을 내놓기도 했다.

홍 국장은 “연준이 일찍 긴축을 풀면 오늘 환율이 떨어졌듯 환율 하락으로 수입물가가 떨어져 물가 상방이 아니라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은이 이번 보고서에서 내놓은 ‘주요국 고금리 장기화’ 진단에 변화가 필요한 상황은 아니냐는 물음에는 완곡하게 ‘아직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이 부총재보는 “FOMC 점도표 상에서 지난 9월보다 내년 중 금리 인하 폭이 확대될 것으로 나타나긴 했는데 지금 낮춘 점도표 상의 금리도 여전히 4% 중후반 수준”이라며 “중장기적으로 볼 때 글로벌 경제가 2010년대의 인플레이션 환경으로 돌아갈 것인지 그리고 리스크 프리미엄도 2010년대 수준으로 되돌아갈 것인지 판단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운을 뗐다.
자료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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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여전히 미국의 노동시장, 글로벌 공급망 등 전반적인 상황에다 이에 대응한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등을 고려해 보면 단기간 내 코로나19 확산 이전 환경으로 가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전망을 계속해서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향후 가계부채 추이에 대해서는 내년 2월까진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이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 부총재보는 “최근 10월까지는 가계대출 증가 규모가 6조원 내외였고 11월에는 비은행권까지 합치면 3조원 정도 수준까지 줄었다”며 “12월은 주택 거래 감소와 주택 가격 하락 추세에 따라 11월에 비해선 은행 대출이 뚜렷이 줄어들 것”이라고 봤다.

이어 “이러한 주택시장 움직임을 반영해 내년 2월까지는 (가계부채 비율의 하락세가) 이어지지 않겠나 예상하고 있고, 내년 3월부터는 앞으로 주택시장이 어떻게 될지 그 흐름에 영향을 받을 것이어서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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