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금리 인상 정점 찍어”… 내년 3월부터 인하 전망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2월 15일 03시 00분


[美 금리인하 예고]
“인플레 기대치 9월보다 큰폭 하락”
고금리 장기화 시사하던 입장 선회
“경기 둔화해도 침체 피할 것” 전망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AP 뉴시스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AP 뉴시스
“긴축 초기 (우리의) 질문은 ‘얼마나 빨리 움직일까’였고 이어서는 ‘얼마나 올릴까’였다. 이제는 ‘언제 돌아갈까’(금리 인하 시점) 논의가 가시화하고 있다.”

13일(현지 시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치고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3월부터 1년 9개월간 이어진 고강도 긴축 사이클을 이같이 설명했다. 긴축 초기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4번 연속 밟으며 인상 속도를 높였고, 그 다음은 속도를 조절하며 금리를 얼마까지 올릴지 살펴봤는데 이제 인상은 종료됐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겠다는 의미다.

파월 의장은 “금리는 정점을 찍었거나 근처에 다가갔다”고 말했다. 또 “금리 인상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이제 자연스럽게 다음 질문으로 넘어갈 때”라며 “오늘 회의에서도 명백하게 (금리 인하 시점이) 논의 주제였다”고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선언했다. 파월의 신호에 시장은 이르면 내년 3월부터 5차례 이상 금리를 내릴 가능성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

● 고금리 장기화 말하더니, 왜 급격한 피벗?


연준은 올 9월 점도표에서는 내년 말 금리 전망치를 대폭 올리며 고금리 장기화 공포를 불렀다. 당시 10월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5%를 돌파했다. 연준이 석 달 만에 피벗 공식화로 선회한 배경을 두고 ‘물가 상승 둔화 때문인가, 아니면 경기 부양 필요성 때문인가’를 묻자 파월 의장은 “올해 인플레이션 예상치가 9월보다 큰 폭으로 내려갔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지난해 6월 9.1%를 정점으로 꾸준히 내림세를 보이며 지난달 3.1%까지 내려왔다. 연준은 선호하는 물가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상승률을 올해 3.2%, 내년 2.4%로 전망해 9월 전망치(3.7%, 2.6%)에서 큰 폭으로 낮췄다. 반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6%로 기존보다 0.5%포인트 올리고, 내년에는 1.4%로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40년 만의 고강도 긴축 끝에 경기는 둔화하겠지만 경기 침체는 피할 것으로 본 것이다. 애나 왕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경제 전망 요약은 연착륙 시나리오를 전면적으로 수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내년 3월 금리 인하 시작” 기대


연준이 내년 11월 미 대선을 의식해 정치적 논란을 피하려고 금리 인하를 조기에 단행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내년 대선을 의식해 (인하 시점을) 당기려고 하느냐’는 질문이 나왔다. 파월 의장은 “정치 이벤트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만 답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바클레이스 같은 주요 글로벌 금융사는 내년 6월을 금리 인하 시점으로 내다보지만 금리 선물 시장은 내년 3월 인하에 강하게 베팅하고 있다. 금리 선물 거래로 연준 정책 경로를 가늠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는 이날 FOMC 회의 이후 내년 3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80% 이상으로 추정했다. 전날까지는 45% 수준이었다. 또 내년 말 금리가 4.0∼4.25% 이하로 내려갈 가능성은 95% 이상으로 적어도 5번 금리를 인하한다는 데 방점을 뒀다.

다만 연준이 자체 전망대로 금리를 인하해 내년 말 4.5∼4.75%까지 된다고 해도 여전히 4%대 고금리다. 이 때문에 누적된 긴축 효과로 경제의 약한 고리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파월 의장도 “경기 침체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美금리#파월#금리 인하#피벗#인플레#고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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