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를 대상으로 한 실거주 의무 폐지 조항이 담긴 주택법 개정안 처리를 당부하면서 국회서 법안이 통과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9일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에서 진행된 제54회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1년 가까이 상임위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는 주택법 개정안이 이번 임시 국회에서 처리될 수 있도록 논의를 서둘러 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주택의 실거주 의무를 폐지하는 주택법 개정안이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투기를 잡는다는 명목으로 도입된 불합리한 규제가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며 “무주택 실수요자라 하더라도 입주 시점에 전세금 반환 지연 등으로 자금 마련이 어려워지면 법을 지킬 수 없게 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고 말했다.
박상우 국토부장관 후보자도 인사청문회 답변 자료를 통해 “국민 주거이전을 제약하고 신축 임대주택 공급을 위축시키는 등 부작용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민불편 해소를 위해 조속히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재 실거주 의무 폐지 법안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토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야당이 갭투자를 이유로 이 법안에 반대하고 있는데 주택을 처분하기 전까지만 실거주 의무를 다하도록 하는 내용이 있는 국민의힘 김정재 의원의 절충안도 논의가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거주 의무를 위반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지고, 최악의 경우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분양가 수준으로 집을 되팔아야 한다.
현재 실거주 의무가 적용되는 전국의 주택은 66개단지, 4만4000여채 규모로 알려져 있다. 서울의 대표적인 단지로는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 e편한세상 강일어반브릿지, 헤리티지자이 등이 있다.
법안 논의가 국회에서 공전하면서 대상 아파트에 분양을 받은 실수요자들은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아이 학업, 전세금 반환 시기 등의 제각각의 이유로 실거주 의무를 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관련 법안이 빨리 통과되기를 바라고 있다.
전문가들은 실수요자들을 위한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 정부 발표를 믿고 해당 단지를 분양받은 사람들은 큰 혼란에 빠져있을 것”이라며 “실거주를 준공 후 당장 안 하고 나중에 하더라도 인정해 주는 방식 등의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갭투자 등으로 시장 혼란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일부 피해 보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전면 폐지는 시장을 흔들 수 있다는 가능성에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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