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기준 현행 10억 이상에서 50억 이상으로 상향
물량 쏟아내던 개인 양도세 방안 발표에 순매수 전환
주식 양도소득세가 부과되는 대주주 기준이 현행 10억원 이상에서 50억원 이상으로 상향되면서 시장의 수급 교란 우려가 해소됐다는 진단이 나온다.
21일 기획재정부는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오는 26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다. 조정되는 대주주 기준은 내년 1월 1일 이후 양도분부터 적용된다.
내년부터 주식 한 종목을 10억원 이상 갖고 있더라도 보유금액이 50억원 미만이면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이에따라 시장에서는 개인투자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종목을 중심으로 반등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통상 고액 자산가들이 매년 연말만 다가오면 세금 회피를 위해 주식을 대거 매도하는 일이 반복됐다. 실제로 지난해 대주주 확정일(12월28일) 전날에 하루 만에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총 1조 5000억원이 넘는 개인 순매도가 쏟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양도세 완화가 확정되면서 증권가에서는 시장이 이를 불확실성 해소 요인으로 받아들여 수급에 변동이 있을 수 있다는 시각이다.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대주주 양도세 요건이 완화되면 코스닥과 신규 상장주에는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며 “배당기준일 이전에 최종 결정이 나왔기 때문에 최근 강세 보였던 신규상장주, YTD 수익률 상위 종목 중 최근 일주일간 낙폭이 컸던 종목들에 자금이 쏠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시장에선 이번 양도세 완화에 대한 정부의 논의가 예상보다 길어지자, 최근 개인투자자들의 순매도 규모가 폭증하기도 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2일부터 20일까지 개인들의 순매도 규모는 유가증권시장이 약 4조6800억원, 코스닥시장이 약 2400억원 등 총 4조9200억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7거래일간 개인 순매도 규모가 가장 큰 종목은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삼성전자·SK하이닉스·기아 등이였으며 코스닥시장에서는 HLB·셀트리온헬스케어·에코프로 등이었다.
그러다가 이날 양도세 완화 방안이 발표되면서 다시 순매수세로 돌아선 모습이다. 이날 오전 11시 44분 현재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531억원, 코스닥시장에선 1098억원어치를 사들이고 있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 종목을 10억원 이상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자산 규모가 큰 사람이기 때문에 포트폴리오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같은 대형주가 기본적으로 포함돼 있다”면서 “최근 개인들의 순매도 상위 종목들을 살펴보면 연말 대주주 세금 회피성 매물 성격이 확실히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2차전지주의 경우 세금 회피를 위한 연말 대량 매도 물량 우려가 사라지면서 개인들 수급이 몰릴 것이란 설명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양도세 기준 상향 추진 소식이 코스닥 시장 반등의 추가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2차전지주가 또 한번 수혜를 입을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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