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경제 키워드 ‘기로’ ‘변곡점’… “내년이 韓경제 미래 좌우”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2월 21일 16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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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모습. /뉴스1
‘용이 될 것인가, 물고기로 남을 것인가.’

경제 전문가들이 내년 한국 경제가 새로운 도약을 해내거나 중장기 저성장의 늪에 빠지는 갈림길에 서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1일 대학교수, 공공·민간 연구소 연구위원 등 국내 경제·경영 전문가 90명을 대상으로 ‘2024년 경제키워드와 기업환경 전망에 대한 의견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내년 경제를 표현하는 키워드로 ‘기로’ ‘용문점액’ ‘살얼음판’ ‘변곡점’ ’Go or Stop’ 등을 꼽아 우리 경제의 중장기 미래가 좌우되는 중요한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용문점액은 물고기가 급류를 힘차게 타고 협곡을 넘으면 용으로 변해 하늘로 날아가지만, 타고 넘지 못하면 머리를 무딪쳐 이마에 상처가 난 채 하류로 떠내려간다는 중국 전설을 말한다.

전문가들은 또 ‘고진감래’(고생 끝에 낙이 온다), ‘운파월래’(구름이 걷히고 달빛이 새어나오다), ‘사중구활’(수렁 속 한줄기 빛)과 같이 경제회복을 기대하는 의견들과 ‘Squeeze Chimney’(올라갈 공간이 좁음), ‘Lost in Fog’(안개 속 길을 잃다) 등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을 우려하는 의견으로 갈렸다.

내년 우리 경제의 경기추세에 대한 전망은 대다수가 빠른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전문가 48.9%가 U자형의 느린 상저하고(上低下高)를 보일 것이라고 답했고 26.7%는 L자형의 상저하저, 16.7%는 우하향의 상고하저라고 전망했다.

한국 경제의 본격적인 경기 회복 시점에 대해서는 31.1%가 2024년 하반기(7~12월)를, 26.7%가 2025년 상반기(1~6월)를 꼽았다. 내년 국내 경제성장률은 주요기관 전망치와 유사한 2.1%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면서 세계경제는 2.7% 성장해 한국 경제가 세계 경제 평균에 못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내년 한국 경제가 주의해야 할 대외 리스크로는 ‘미국 통화긴축 장기화’가 37.8%로 가장 많이 우려됐다. 36.7%는 ‘글로벌 수출 경쟁 심화’, 33.3%는 ‘중국의 저성장’을 우려했다. 또 미국 통화긴축 관련 43.3%가 내년 하반기부터 미국 금리인하가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 상반기부터 인하할 것이라고 본 전문가는 32.2%였고 24.4%는 내년 중에도 인하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국내 리스크로는 53.3%가 가계부채 심화를 꼽았다. 또 33.3%가 부동산발 리스크, 32.2%가 생산 및 소비물가 상승, 28.9%가 내수경기 침체 등 민생관련 이슈를 지적했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2024년은 우리경제가 지속성장의 길을 걷느냐, 장기침체의 길을 걷느냐를 결정해야 할 중요한 해”라며 “지금 상황에서는 각종 대내외 리스크로 인해 지속성장의 길이 좁아 보이고,장기침체의 길이 더 넓어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기업들이 위기를 기회로 삼는 기업가정신을 발휘해 좁은 길을 힘차게 걸어갈 수 있도록 우리정부와 새롭게 구성될 국회가 힘을 모아 지원해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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