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 내년초 ‘1대 100’ 무상증자 추진…“중장기 IPO 포석”

  • 뉴시스
  • 입력 2023년 12월 21일 1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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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당 150만원 이상 주가 무증통해 1만5000원대로 낮춰 '거래 활성화' 기대
창업자 조만호 의장, 작년 1000억 사재 임직원들에 무상 증여…후속조치 차원
"임직원 부담 경감 위한 고민…무증 통해 주당 가격 낮추는 방식 가장 효율적"

국내 대표 패션 온·오프라인 플랫폼 무신사가 내년 1월 무상증자를 단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1주당 150만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주식의 가격을 낮춰 거래를 활성화하는 게 목적이다.

중장기적으로 IPO(기업공개)를 위한 포석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1일 금융투자업계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이날 이사회 멤버들에게 무상증자와 관련한 안건을 전달했다.

안건의 골자는 1주당 신주 100주를 배정하는 1 대 100 무상증자다. 아직 이사회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무상증자 안건이 통과될 경우 현재 발행된 무신사의 주식 물량은 100배 늘어난다.

앞서 지난 7월 무신사는 세계 최대 사모펀드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중 하나인 웰링턴 매니지먼트로부터 2000억원 이상 시리즈C 투자를 유치할 당시 1주당 가치로 153만원을 평가받은 바 있다.

이를 토대로 한 무신사의 기업 가치는 3조원 중반대로 알려져 있다.

예정대로 무상증자가 진행될 경우 주식 유통 물량은 100배 증가하고, 동시에 1주당 가격은 100분의 1로 하락하게 된다.

이에 따라 최근 투자 받았을 당시의 가격으로 볼 경우 무신사의 1주당 가격은 1만5300원으로 바뀐다.

업계에선 무신사가 지난해 창업자인 조만호 의장이 소유한 주식 1000억원 가량의 사재를 임직원들에게 무상 증여한 것을 두고 후속 조치의 일환으로 이뤄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2월 조만호 의장의 결정에 따라 무신사 임직원들은 직책·근무 기간에 따라 주식을 차등 부여 받았는데, 내년 1월 2일부로 귀속돼 소유권을 갖게 될 예정이다.

다만 임직원들에게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로 지급돼 소유 과정에서 세금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과세 규모는 개인마다 다르지만 연말연초 임직원들에게 갑작스러운 세금 부담이 커지게 된 것이다.

무신사는 임직원 부담 경감을 위한 여러 방안을 고민하다 무상증자를 통해 주당 가격을 낮추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결정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세금 부담 등 개인적 사유로 증여받은 주식 일부를 처분하고자 하는 임직원들이 장외 시장에서 거래를 수월하게 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목적도 엿보인다. 전자증권을 발행해 비상장주식 플랫폼에서도 쉽게 거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무신사는 단기간 내엔 IPO 계획이 없다고 밝혔는데, 증권가 일각에선 무신사가 중장기적으로 IPO를 염두에 두고 이번 무상증자를 단행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무신사 관계자는 “현재 비상장사인 무신사의 주식은 장외거래로만 사고팔 수 있는데, 심지어 1주당 가격이 150만원에 달해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기 어려운 여건”이라며 “만일 무상증자가 단행되면 주식 발행 수가 늘어나고 1주당 가격도 낮아져 접근성이 높아지고, 그만큼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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