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단체 반대로 비대면진료 축소
‘닥터나우’ 등 이용자 줄며 명퇴
법률플랫폼 ‘로톡’도 변호사 급감
부동산 관련 ‘직방금지법’도 주목
정부가 올해 들어 신사업을 옥죄던 규제를 일부 없애거나 직역단체와 스타트업 간 갈등 요소 해소에 나섰지만, 스타트업이 정상 궤도로 올라서기까지는 요원한 상황이다. 스타트업은 단기간에 혁신을 통해 빠르게 성장하는 것이 특징인데 의사 등 직역단체와 장기간 갈등을 빚으며 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혁신에 제동이 걸리고 있는 것이다.
21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닥터나우’는 직원을 절반가량 줄이기로 하고 최근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닥터나우 임원이자 원격의료산업협의회장을 맡았던 장지호 이사도 조만간 회사를 떠날 예정이다.
닥터나우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비대면 진료와 약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팬데믹 시기 비대면 진료가 한시적으로 허용되면서 빠르게 성장했고 지난해 6월에는 소프트뱅크벤처스 등으로부터 400억 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했다. 하지만 의사단체와 약사단체의 반발로 보건복지부가 올해 6월부터 비대면 진료를 ‘재진’ 중심으로 제한하고 약 배송을 금지하자 닥터나우 이용자는 급감했다.
정부는 15일부터 휴일과 평일 야간에 모든 연령대의 환자가 초진이더라도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뒤늦게 비대면 진료 범위와 지역을 확대했다. 하지만 여전히 약 배송은 금지돼 있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 ‘나만의닥터’ 운영사 메라키플레이스에 따르면 비대면 진료에 대한 반발로 일부 약국은 일방적으로 약 조제를 거절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메라키플레이스 관계자는 “심야에 운영하는 약국이 어디에 있는지 등을 쉽게 보여주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지만 약 배송이 금지돼 있는 한 이용자들의 불편을 완전히 해소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법률 서비스 플랫폼 ‘로톡’은 2021년 3월 가입 변호사가 3996명에까지 이르렀다가 대한변호사협회(변협)와 극심한 갈등을 겪으면서 같은 해에 1706명으로 감소한 바 있다. 변호사 단체와의 갈등이 지속되면서 수익성이 악화되자 올 2월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기존 직원을 절반 가까이 줄여야 했다.
법무부가 올해 9월 변협의 로톡 활동 변호사 123명에 대한 징계를 취소하면서 로톡의 발목을 죄던 쇠사슬이 풀렸다. 하지만 로톡 가입 변호사 수는 지난달 말 기준 2449명으로 이전 최대치와 비교하면 61.3% 수준이다.
부동산 관련 스타트업들은 ‘제2 타다 금지법’으로 불리는 공인중개사법 개정안(직방금지법)을 걱정하고 있다. 해당 법안은 한국공인중개사협회(한공협)를 법정 단체로 지정하고 개업 공인중개사의 가입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공인중개사를 지도 관리하면서 ‘자격 정지’ 등 행정 처분을 지방자치단체에 요청할 권한을 한공협에 주는 내용도 담겼다.
부동산 관련 스타트업들은 이 법안이 통과되면 한공협이 징계권을 앞세워 플랫폼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고 우려하고 있다. 다만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토법안소위는 21일 심의 예정이었던 직방금지법을 일단 상정하지 않기로 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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