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 쉽고 경제성 뛰어난 ‘FAC 기둥 공법’으로 경쟁력 확보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2월 27일 03시 00분


[강소기업이 미래다] ㈜씨지스플랜

㈜씨지스플랜의 경기도 용인 기흥 데이터센터 현장 사진.
㈜씨지스플랜의 경기도 용인 기흥 데이터센터 현장 사진.
건설 시공의 기초가 되는 철골철근콘크리트(SRC)의 철골, 철근 부재를 공장에서 선조립하는 공법이 건설 신기술로 인증받았다. 지난달 국토교통부는 ㈜씨지스플랜이 출원한 ‘원호 형상의 90도로 절곡된 라운드 앵글과 띠철근을 이용한 선조립 합성 기둥(FAC 기둥)’을 건설 신기술 제970호로 지정했다. FAC 기둥 공법은 선조립이 완료된 상태에서 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만 하면 되기 때문에 시공이 용이하고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욱이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효율성이 높다. 해당 기술을 개발한 씨지스플랜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현장 작업 최소화 설계 전문
씨지스플랜은 건축 구조설계 전문 기업으로 2014년 설립됐다.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건축 구조설계를 모토로 현장 중심형 구조설계 및 가치공학(VE) 설계를 전문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VE란 최저 원가로 필요 기능을 얻는 것을 목적으로 설계, 가공, 재료, 외주 등 제품 생산에 필요한 행위를 조직적으로 분석 및 검토하는 체계를 말한다.

씨지스플랜은 설계·견적·도면·제작·시공 전 과정에 대한 올인원 서비스를 구현하고 있다. 아울러 신공법에 대한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설립 이후 현재까지 40여 개의 기술 특허를 취득한 상태다.

현재 회사의 핵심 생산 제품으로 △CG 합성보 △FAC 기둥 △F-CFT(포밍 앵글 콘크리트 채움 강관) 기둥이 있다. 이번에 신기술로 인증받은 FAC 기둥은 포밍 앵글과 띠철근을 용접해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선조립 합성 기둥 공법이다. 이렇게 제작된 기둥은 강도와 내진 성능이 뛰어나며 현장에서 별도의 배근이나 거푸집 작업 없이 콘크리트 타설만 하면 기둥이 완성되는 장점이 있다. 현장 작업을 최소화하므로 공사 기간 단축, 안전성 확보, 시공성 향상, 공사비 절감 등의 장점을 가지고 있다. 실제 CG 합성보와 FAC 기둥을 함께 시공하면 기존 공법 대비 15% 정도 공사 기간을 단축할 수 있고 공사비 15%를 절감할 수 있다. 인천신항물류센터, 강남데이터센터, 동탄지식산업센터 등 200여 건의 굵직한 시공 실적을 가지고 있다.

씨지스플랜은 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현장 중심형 구조설계를 꼽는다. 김형섭 대표의 경험이 바탕이 됐다. 공법개발 업무를 시작한 초기부터 현장 및 공장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무를 담당한 그는 현장의 고충에 대해 알게 되면서 현장과의 소통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씨지스플랜의 공법들은 제작 및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된 구조 시스템이다. 특히 선조립 기술을 근간으로 한 회사의 자체 CG 합성 시스템(CG 합성보, FAC 기둥, F-CFT 기둥 등)은 현장 타설을 기본으로 한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모든 강재 및 부속 자재를 공장에서 제작해 시공의 안전화, 경량화가 가능하다.

구조 성능뿐 아니라 제작성 및 시공성에 중점을 뒀다는 의미다. 선조립 합성 시스템은 물류창고 건설 현장에서 적극 반영돼 물류센터뿐 아니라 일반 건축물(데이터센터, 지식산업센터, 공장, 주상복합) 등 많은 실적이 있으며 계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공사 기간 단축, 시공성 향상 제시”

씨지스플랜 김 대표는 “현재 100억 원 이상의 정부 발주 공사는 무조건 VE 설계를 거치고 있다. 관급뿐 아니라 민간 공사에서도 효율적 시공은 중요한 문제이다 보니 씨지스플랜은 자체 보유한 다양한 구조 시스템을 통해 공사비뿐만 아니라 공사 기간 단축, 시공성 향상을 동시에 제시해 현재의 침체된 건설 시장을 돌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씨지스플랜은 주로 장스팬 구조가 적용되는 데이터센터와 인력 부족으로 인한 생산성 저하 및 관리 부재로 이슈가 되고 있는 공동주택의 지하 구조물과 라멘 구조에 우수한 경쟁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향후 이 사업 분야 확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편 김 대표는 “중소 규모의 건축 구조설계 기업으로서 발전적인 건설 문화를 위해 관급 공사(공공기관 발주 공사) 시 신기술·특허공법 등을 우선 반영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보장이 필요하다”라고 업계 발전을 위한 조언을 남겼다.

현재 김 대표는 사단법인 건축구조기술사회 정책조정위원회 이사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신기술 특허 및 인증을 받은 중소기업에 한해 우선 구매 등 지원과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가 마련된다면 신기술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협력사 통한 피드백은 현장 중심 기술개발의 핵심”



김형섭 대표
김형섭 대표
씨지스플랜 김형섭 대표는 2005년 단국대 대학원에서 동역학 및 내진 공학을 전공했다. 이후 진동제어장치 연구개발과 내진 및 내풍 설계 업무를 수행했다. 연구개발 부서에 있으면서 새로운 구조 시스템 개발에 관심을 갖게 됐다.

직무 발명으로 개발 작업에 착수해 2012년 콘크리트 기술경연대회 지식경제부 장관상(선조립기둥공법 개발)과 2014년 현대건설 기술대전 신공법 부문 3위(다각형 CFT 공법 개발)에 입상하는 성과를 일궈냈다.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탄생한 것이 씨지스플랜의 CG 합성보와 FAC 기둥이다. CG 합성보와 FAC 기둥은 포항산업과학연구원에서 진행된 휨, 접합부 내진 성능 실험에서 최고 등급의 내진 성능을 검증받은 바 있다.

㈜씨지스플랜 워크숍 단체 사진.
㈜씨지스플랜 워크숍 단체 사진.
그의 활발한 연구개발 활동의 배경에는 남다른 경영 철학이 숨어 있다. 항상 현장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현장에서 받은 피드백을 중심으로 기술을 개발하는 것. 이런 현장 중심형 기술 개발은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다. 그는 씨지스플랜의 꾸준한 성장 동력으로 현장 중심형 기술 개발, 협력사들의 적극적인 의견 수렴, 대학과의 공동 연구를 통한 학술적인 백업을 꼽는다.

김 대표는“단순히 아이디어만으로 기술을 개발해 실용화하는 것은 쉽지 않다. 현장에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지속적인 피드백을 통한 기술 업그레이드는 필수”라고 강조했다. 기술 향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협력사들의 협조와 적극적인 의견 개진임을 강조했다. “실용화를 위한 설계와 공장 제작, 현장에서의 공사가 수행돼야 하는데 이 과정은 모든 협력사를 통해 이뤄진다. 개선점은 무엇인지, 비용 절감에 필요한 부분이나 시공성에는 문제가 없는지 정기적인 미팅을 통해 항상 협력사의 피드백을 받으려 노력한다”고 밝혔다.

그는 “건설 분야의 이론과 실무 전문가들이 모여 다양한 신공법을 계속 개발하고 있으며 이것을 기반으로 안전하고 창조적인 건설 문화를 만들어가고 싶다”라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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