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日공장 착공까지 6개월… SK 용인공장은 착공 3년 미뤄져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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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日 지원 업고 ‘일사천리’
5년 걸릴 공사 2년만에… 내년초 완공
SK, 환경영향평가-인허가 지연에… 착공시점 2022년→2025년으로
300조 투자 삼성 공장도 난항 우려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키워드는 ‘수율’과 ‘스피드’다. 수율이 공장이 완공된 후 생산성을 높이는 양산 기술을 얘기한다면 스피드는 투자 결정 및 실행과 관련이 깊다. 워낙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산업이어서 첨단 공정 기술 개발만큼이나 그 기술을 활용할 팹(공장)을 얼마나 빠르게 확보하는지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반도체는 타이밍 싸움’이라는 말처럼 한 발이라도 앞서 고객사를 확보하고 제품을 양산하는가에 따라 향후 5년, 10년 후 입지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26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경기 용인시의 710만 m² 부지에 300조 원을 투자해 조성하는 첨단 반도체 클러스터는 2026년 말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사업을 위한 인프라 계획을 수립하고 이해당사자 간 의견 수렴을 진행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벌써부터 사업 난항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장 설립에 필요한 환경영향평가나 용수 및 전력 확보 문제를 놓고 지자체나 지역구 의원, 지역 주민, 환경단체 등 이해관계자 간 의견 차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SK하이닉스가 2019년 2월 발표한 120조 원 규모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서의 경험이 있어서다. 이 클러스터는 환경영향평가 및 지자체 인허가 지연 등으로 팹 착공 시점이 기존 계획인 2022년에서 2025년으로 3년 미뤄졌다.

반면 경쟁국은 계획 수립부터 인프라 조성, 착공, 준공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된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대만 TSMC가 일본 구마모토현에 짓는 파운드리 1공장은 2021년 10월 계획이 발표됐고, 지난해 4월 착공했다. 통상 반도체 공장은 계획 발표 후 착공까지 2년이 걸린다는데 TSMC 공장은 겨우 6개월만 소요된 것이다.

이 공장은 내년 2월 준공 예정이다. 보통 5년이 걸릴 팹 건설이 2년도 채 되지 않는 기간에 끝나는 것이다. 구마모토현 지자체가 지하수로 공업 용수나 도로 정비 문제 해결에 직접 발 벗고 나서는 등 공장 부지 조성에 적극적으로 나선 덕분이다. 일본 정부도 투자금의 40%인 4760억 엔(약 4조4300억 원)을 보조금으로 지급하며 공사가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지원 사격을 했다. 왕메이화(王美花) 대만 경제부장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TSMC 일본 공장은 일본 정부와 지자체의 협력 덕분에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건설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tsmc#sk하이닉스#삼성전자#용인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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