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보라가 휘몰아쳐도 설산을 질주하는 스키어처럼 겨울바람과 맞설 준비를 끝낸 스키웨어가 위풍당당한 모습을 드러냈다. 흰 눈으로 뒤덮인 알프스의 스키 리조트에서 방한복을 입고 겨울 낭만을 드러낸 미우미우의 2021 F/W 컬렉션을 필두로, 매 시즌 패션계는 세련된 스키웨어를 앞다투어 선보이는 중. 볼륨감을 살린 푸퍼 재킷부터 활동성을 높인 보디슈트, 찬 바람을 막아줄 발라클라바와 퍼 부츠까지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아이템이 이번 겨울 트렌드로 떠올랐다.
이번 시즌 스키 컬렉션이 기존과 다른 점이 있다면, 아리따운 디자인에 소재와 기능을 한층 업그레이드해 테크니컬한 레디투웨어로 탄생했다는 것. 하우스 역사상 최초로 스키웨어를 선보인 발렌시아가는 최첨단 소재와 시그니처 스타일을 결합해 기술적으로 진보된 룩을 보여줬다. 스노 각반, 통풍 시스템, 배터리 절약 포켓, 스키 패스 홀더가 포함된 파카와 카고 팬츠를 소개했으며, 다운힐 스키, 크로스 컨트리 스키, 하이킹을 위한 스노보드, 헬멧, 폴 같은 기능성 운동 장비부터 체인 탈착이 가능한 3XL 스니커즈도 눈길을 끈다.
또 하우스의 클래식한 실루엣과 디테일을 반영해 스키뿐 아니라 아웃도어, 일상에서도 활용 가능한 컬렉션을 완성했다. 프라다는 겨울이면 어김없이 리네아 로사 라인을 통해 윈터 액티비티 컬렉션을 선보이곤 한다. 익스트림 텍스, 스트레치 저지, 라이트 나일론, 테크 니트 소재와 프라다 특유의 미니멀한 디자인 및 디테일이 특징으로, 뛰어난 기능성을 챙긴 스키 레디투웨어와 고글, 헬멧, 스노보드 등의 장비를 만나볼 수 있다.
펜디의 스키웨어 역시 기능에 초점을 맞춘다. 하이 퍼포먼스에 집중한 고급스럽고 실용적인 컬렉션으로, 펜디를 상징하는 FF 프린팅도 빼놓지 않았다. 폐그물 등 폐기물 소재를 재활용한 재생 나일론 소재 후드와 스키 재킷을 공개해 지속가능한 패션에 한 발 한 발 나아가고 있다.
샤넬은 하우스 앰배서더 릴리 로즈 뎁과 함께 피겨스케이팅에서 영감을 얻은 2023/24 코코 네쥬 컬렉션을 선보였다. 설원을 달리는 스키와 스키 부츠를 벗고 달콤한 휴식을 취하는 ‘아프레 스키’ 모두를 위해 디자인한 이번 컬렉션은 고급스러운 소재와 기능성, 화려함까지 겸비했다. 방수, 방풍 기능을 갖춘 퀼팅 패딩 점퍼부터 플리스 소재를 가미한 스트레치 저지 점프슈트까지 일상에서 레이어드하거나 겨울 레저 스포츠를 염두에 둔 디자인으로 구성했다. 루스한 핏의 스웨터와 카디건, 캐시미어 아우터와 스트레이트 데님 진 팬츠 등 라운지 웨어도 함께 제안했다. 스포츠웨어 디테일에 대한 자부심과 장인정신으로 무장한 몽클레르도 빠질 수 없다. 몽클레르 그레노블은 슬로프 안팎에서 입기에 제격인 고성능 겨울 스포츠 의류와 액세서리로 특화된 스키복 라인이다. 레드, 블루, 옐로 등 밝은 컬러로 채색된 스키 재킷과 보디슈트 등에는 남다른 기술력이 더해졌으며 가볍고 밀도 높은 내구성을 자랑한다.
이 밖에 슬로프에서 입으면 멀리서도 식별 가능할 법한 컬렉션도 눈에 띈다. 퓨잡은 브랜드 탄생 70주년을 맞아 푸치와 협업을 진행했다. 70년 노하우가 오롯이 담긴 시그니처 피스에 푸치의 올오버 프린트를 더하고, 인조 모피를 사용한 퍼 부츠를 매치해 쿠튀르적인 감성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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