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1개 협력사 대출 7조원 규모
상환 유예-금리 감면도 지원… ‘줄도산’ 등 피해 확산 차단나서
최상목 “85조규모 PF지원 확대”
한은 “내년 유동성 위험 확대” 경고
금융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을 감당하지 못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한 태영건설의 협력사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후속 대응에 나섰다. 태영건설 협력사에 대한 대출이 일부 부실화되더라도 중대 과실이 아니라면 금융사에 책임을 묻지 않기로 했다.
29일 금융감독원은 이세훈 수석부원장 주재로 주요 은행 여신담당 부행장 등과 태영건설 협력업체 지원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태영건설은 협력업체 581곳과 1096건, 총 5조8000억 원 규모의 하도급 계약을 맺고 있다. 태영건설의 협력업체가 금융권으로부터 받은 대출도 총 7조 원 규모에 이른다. 금융당국은 금융회사들이 자금을 회수하거나 추가 대출을 내주지 않아 자금줄이 마른 협력업체의 ‘줄도산’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날 발표된 후속 대책의 핵심은 금융회사가 태영건설 협력업체에 집행하는 금융 지원에 대해서는 부실이 나더라도 중대한 과실이 아니면 제재하지 않는 ‘면책 특례’를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또 금융회사의 자체 채무조정 프로그램 등을 통해 일부 협력업체에 대해 1년 동안 대출 상환을 유예하거나 금리를 감면해 주기로 했다. 지원 대상은 태영건설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30%를 넘는 협력업체다.
또 협력업체의 신용등급을 평가해 일시적으로 유동성 위기에 처한 B등급으로 분류되면 ‘신속금융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대출 만기 연장과 신규 자금 지원 등의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태영건설 협력업체라는 이유만으로 여신 한도 축소, 추가 담보 요구 등 금융거래상 불이익을 주는 사례가 없도록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취임 후 처음으로 경제 유관 기관 4곳(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수장들이 참석하는 ‘F4(Finance 4)’ 회의를 주재하고 충격 진화에 나섰다. 최 부총리는 “필요하면 현재 85조 원 규모의 시장안정 유동성 프로그램을 더 확대할 수 있다”며 “한은도 (추가로) 유동성 지원을 뒷받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태영건설을 시작으로 내년에 부동산 PF 위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우려는 더욱 짙어지고 있다. 한은은 이날 발표된 ‘통화신용정책 운용방향’ 보고서에서 “내년에 부동산 PF 관련 유동성과 신용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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