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만기 회사채 70조 역대 최대… 부동산 PF 위기에 시장급랭 우려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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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급등 시기에 늘린 단기 채권
올해 만기 몰려… 1년새 10조 증가
기업-등급별 본격 옥석 가리기 전망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규모가 70조 원에 육박하며 역대 최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기가 커지면서 회사채 시장에서 업종과 등급에 따라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2월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일반 회사채 규모는 69조8592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로 지난해 만기 물량(58조6028억 원)보다 10조 원 이상 많은 수준이다. 카드나 캐피털 회사들이 운영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발행한 여신전문금융채(여전채) 만기 물량도 82조9534억 원으로 역대 최대다.

올해 회사채 및 여전채 만기 물량이 크게 늘어난 데는 2022년 이후 급등한 시중금리가 큰 영향을 미쳤다. 장기 채권 금리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조달 비용을 줄이기 위해 1, 2년 단기 채권을 찍었는데, 올해 만기가 몰린 것이다.

채권업계에서는 올해 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만큼 채권 시장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용등급이 ‘AA―’인 기업의 회사채(무보증·3년물) 금리는 지난해 10월 말 4.908%에서 12월 말에는 3.898%로 1.0%포인트 넘게 떨어졌다. 여전채 금리도 지난해 11월 중순엔 5%가 넘었지만 최근 4.1%까지 내려왔다.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매수세가 몰린 영향이다.

하지만 지난해 말 태영건설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하면서 채권 투자 심리가 얼어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기업별, 등급별로 회사채 투자에 대한 양극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출 위주의 기업이나 우량 등급에 대해 투자가 몰리는 반면 부동산 PF 관련 우발부채가 많은 건설사나 금융사, 비우량 회사채에 대해선 기피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비우량 회사채는 총 18조1228억 원에 달한다.

정부에서는 부동산 PF 위기로 인한 자금 경색 위기를 방지하기 위해 건설사가 발행한 회사채나 기업어음(CP), PF 관련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에 대한 차환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 시행하고 있다. 저신용 기업들의 시장성 자금 조달을 지원하는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프로그램 규모도 확대하기로 했다.

신얼 상상인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올해 회사채 시장은 금리 하락 예상으로 인한 호재와 부동산 PF 위기로 인한 악재가 상존하고 있다”며 “부동산 PF 관련성이 높은 여전채 시장 등의 회복 속도가 다른 분야에 비해 더디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채#부동산 pf#시장급랭#옥석 가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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