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총수들 새해 혁신 강조
두산 박정원 “투자, 미래위한 도전”
HD현대 권오갑 “새 변화 만들어야”
경기 부진과 미중 패권 다툼, 전쟁 장기화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새해를 맞은 재계 총수들이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1일 그룹 전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느슨해진 거문고는 줄을 풀어내어 다시 팽팽하게 고쳐 매야 바른 음을 낼 수 있다”며 “모두가 ‘해현경장(解弦更張)’의 자세로 경영 시스템을 점검하고 다듬어 나가자”고 밝혔다. 해현경장은 중국 한나라 때 동중서(董仲舒)가 무제(武帝)에게 변화와 개혁을 강조하며 올린 건의문에서 유래한 말이다.
최 회장은 “올해도 우리의 경영 환경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큰 나무가 되려면 넓고 깊게 뿌리를 내려야 하는 것처럼, 내실을 갖추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급변하는 지정학 환경 속에서도 전 세계 많은 나라들은 에너지와 기후위기, 디지털, 질병, 빈곤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며 SK그룹의 그린에너지, 인공지능(AI)·디지털, 바이오 등 사업을 통해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구상의 현실화를 촉구했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금리, 환율, 지정학적 위험 등 사업 환경의 변화는 단순한 어려움을 넘어 경기 침체의 시작일 수 있다”고 올해 상황을 진단했다. 이어 “심상치 않은 세계 경제의 흐름에 촉각을 세우면서 경각심을 가지고 비상한 대응을 해 줄것”을 당부했다. 허 회장은 “순조로울 때 보이지 않던 사업 환경의 근본적인 변화나 새로운 사업의 기회가 어려운 시기 더욱 또렷하게 드러난다”며 “착실하게 준비한 신사업이 본격적으로 큰 걸음을 내디딜 기회의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도전과 혁신’을 화두로 삼고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마련하는 한 해로 만들자”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해 “투자는 미래를 위한 도전”이라며 “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과감하게 경쟁자에 앞서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경영 환경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관련해 “AI 발전을 비롯해 자동화, 무인화, 스마트화 등 디지털 기술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미래 동력 확보는 고사하고 현재 경쟁에서도 순식간에 뒤처질 수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고 경각심을 일깨웠다.
권오갑 HD현대 회장은 이날 회사 임직원들과 함께 울산 HD현대중공업 내 전망대에서 새해 첫 일출을 보며 “리더들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신년 각오를 다졌다. 주요 경영진과 임직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HD현대의 사내 해맞이 행사는 팬데믹 이후 4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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