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태영건설, 만기채권 상환 안해” 자구책 진정성 의심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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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측 “금융채라 지급 유예” 해명
자금난 해소 약속도 안 지켜 뒷말
당국-채권단, 이행장치 추가 논의
윤세영 “워크아웃 조기졸업 노력”

최근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한 태영건설의 자구책과 관련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만기가 돌아온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외담대)을 갚지 않은 데다 모회사 차원에서 ‘계열사 매각 자금을 태영건설 자금난 해소에 쓰겠다’는 약속을 충실히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지난해 12월 29일 만기가 도래한 1485억 원의 상거래채권 중 외담대 451억 원을 상환하지 않았다. 외담대란 원청업체가 협력업체에 구매 대금을 현금 대신 지급한 외상매출채권을 담보로 협력업체가 받은 은행 대출을 말한다. 태영건설이 외담대를 계속 상환하지 않으면 협력사들이 은행 대출을 추가로 받기 어려워 자금난에 빠질 수 있다.

태영건설의 이 같은 행보는 금융당국의 예상을 뒤집은 것이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은 지난해 12월 28일 간담회에서 “29일 만기가 돌아오는 1485억 원 규모의 상거래채권에 대해선 결제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태영 측은 “해당 외담대는 원칙적으로 금융채권으로 분류돼 상환이 유예된 것”이라며 “워크아웃 통지 시점부터 금융채는 지급이 유예되기 때문에 지급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태영건설 협력업체에 대한 소구권(상환청구권) 행사를 유예해주길 요청했다.

태영그룹의 지주사 TY홀딩스는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일에 받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자금을 태영건설 지원에 사용하겠다며 1133억 원을 태영건설에 대여해주기로 했지만 실제로 빌려준 건 400억 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논란이 일자 태영건설은 이날 공시를 통해 “이사회 결의 후 두 회사는 1133억 원을 한도로 1년간 차입 계약을 체결한 것”이라며 “향후 잔여 금액(733억 원)에 대한 부분은 당사의 필요 상황에 따라 차입이 실행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태영건설의 자구안에 대한 이행 장치를 추가로 마련하기 위해 논의 중이다. 한편 이날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은 임직원에게 보낸 신년 인사를 통해 “워크아웃을 조기 졸업하도록 창업자인 저부터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태영그룹, 태영건설 창업자로서 송구하다”고 밝혔다.

#태영건설#만기채권 상환#워크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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