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세금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1년에 한 번만 부가가치세를 내는 간이과세 기준을 현행 ‘연 매출 8000만 원 미만’에서 9000만∼1억 원 선으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7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시행령을 통해 간이과세 기준을 8000만 원의 130%인 1억400만 원까지 조정할 수 있다. 정부는 7월경 예정된 세법 개정 이전에 시행령을 통해 새 기준을 마련할 방침이다.
앞서 정부는 이달 4일 ‘2024년도 경제정책방향’에서 최근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해 부가세 간이과세 기준을 1분기(1∼3월) 중 높이겠다고 밝혔다. 상향 범위는 9000만 원에서 1억 원 사이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르면 이달 중 검토해 상향 수준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부가세를 내는 개인사업자는 매출액, 업종에 따라 일반과세자와 간이과세자로 나뉜다. 간이과세자는 세율이 1.5∼4.0%로 일반과세자(10%)보다 낮게 적용된다. 간이과세 기준이 바뀌는 건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약 4년 만이다. 당시 정부는 소상공인의 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이 기준을 4800만 원에서 8000만 원으로 높였다.
2020년 개정 이후 지난해까지 3년 동안 소비자물가지수는 11.6% 올랐다. 8000만 원에 물가상승률을 반영하면 8928만 원이지만 정부는 최근 고물가, 고금리가 이어지는 상황 등을 고려해 간이과세 기준을 물가상승분보다 더 올리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간이과세 기준 상향에 따라 세수는 일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0년 개정세법의 심사 경과와 주요 내용’ 보고서에 따르면 간이과세 기준이 8000만 원으로 상향된 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세수가 연평균 2245억 원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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