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의 마켓뷰]1월엔 지수보단 바이오-반도체 집중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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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구 삼성증권 수석연구원
김용구 삼성증권 수석연구원
올해 1월 국내 증시는 ‘개와 늑대의 시간’에 비유할 수 있다. 언덕 너머로 달려오는 실루엣이 나를 따르는 개인지, 나를 해치려는 늑대인지 모르는 해가 지기 직전 상황처럼 증시의 방향성을 예측할 수 없는 안개 국면이다. 올 1월 코스피는 2,450∼2,650에서 등락을 반복할 것으로 예상한다.

올해 글로벌 경기가 연착륙할 것이라는 낙관론과 함께 3월부터 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국내외 증시 반등을 견인했다. 하지만 데이터에 기반해서 결정을 내리겠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 기조를 고려할 때 연착륙과 7회 이상의 금리 인하가 양립하기는 불가능에 가까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초과 저축 환경이 유지되면서 적어도 올해 1분기(1∼3월) 말까지는 미국의 거시 지표는 순항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 연준이 시장의 기대처럼 올해 급격한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시행하기 어려운 이유다. 금리 인하 횟수도 3차례 이상을 기대하긴 힘들다.

이는 지난 두 달간 급락했던 미 10년 국채금리의 추가 하락을 제한하고, 반등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껏 달아오른 국내외 증시가 새해 벽두부터 하락하는 것과도 연관이 있다.

올해 중국 경기 회복과 관련한 긍정론이 국내외 자산 시장에 퍼지고 있지만, 최근 중국의 경기 흐름과 중국 정부의 정책 대응을 보면 아직은 확신할 수 없다. 경기 부양을 위해 지급준비율을 인하하고,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대규모 통화 완화는 위안화 가치 하락을 자극할 공산이 크다. 더군다나 중국 정부가 올 3월로 예정된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등 양회를 거치기 이전까지 유의미한 정책 대응에 나서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지난해 11월과 12월 글로벌 증시가 대대적으로 반등했음에도 선진국 대비 신흥국 증시의 부진은 지속됐다. 올해 초 신흥국 증시에 대한 대응은 당장 추가적 상승 기회를 좇기보다는 지난해 말 상승분에 대한 차익 실현에 집중할 개연성이 높은 상황이다.

국내외 경기 변수가 확정되기 전까지 1분기 한국 증시에 대한 전망도 불투명하다. 대외적으로는 미국을 비롯한 경기가 개선되고 3월 이후 중국의 경기 부양책이 마련되는지 확인돼야 한다. 1분기 말에 발표되는 기업 실적 예상 리포트를 통해 실적 회복이 가시적으로 확인돼야 국내 증시도 안정적인 상승세를 보일 수 있다.

2분기(4∼6월) 재도약을 준비하는 사전 정지 작업으로서 1월 시장의 숨 고르기 과정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1분기에는 지수를 추종하기보다 올해 주도주로 꼽히는 바이오, 반도체 등의 대표주 투자에 집중할 시기다.

#바이오#반도체#국내 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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