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오락·문화 물가가 27년 만에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으로 각종 야외 활동이 늘어난 데다 해외 여행도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지출목적별 소비자물가지수 중 오락·문화 지수는 1년 전보다 3.7% 올랐다. 1996년(3.9%) 이후 27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2017년과 2018년 0.1%, 0.5%를 보였던 오락·문화 물가 상승률은 2019년과 2020년에는 오히려 마이너스(―)를 보였다. 오락·문화 물가에는 단체 여행비, 운동경기·영화 관람료, 노래방과 PC방 이용료 등이 포함된다.
특히 상승 폭이 두드러졌던 품목은 운동경기 관람료(10.2%)와 해외 단체여행비(9.1%), 사진 서비스료(7.6%), 노래방 이용료(7.2%) 등이었다. 놀이시설 이용료(6.0%), 공연예술 관람료(5.6%), 문화 강습료(5.5%) 등도 5% 넘게 올랐다. 외부 활동이 늘면서 수요가 늘어난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가장 많이 오른 품목은 태블릿PC 등 휴대용 멀티미디어기기(17.9%)였다. 신제품 출고가 인상 등의 영향이 컸다.
외식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구내식당을 찾는 직장인이 늘고 있지만 구내식당 식사비도 사상 최대 폭으로 뛰었다. 지난해 품목별 소비자물가지수 중 구내식당 식사비 지수는 전년보다 6.9% 상승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있는 2001년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지난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3.6%)의 1.9배에 달한다.
식단가 인상으로 구내식당 식사비 부담이 커졌다. 지속적인 식자재 물가 상승 및 인건비 상승으로 구내식당 위탁운영사들이 기업, 학교, 공공기관 등과 협의해 가격을 올린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구내식당 이용객이 줄고 기업 등이 복지 증진 차원에서 더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는 것도 식단가를 인상시키고 있다.
식사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많이 찾는 편의점 도시락의 물가 오름 폭도 확대됐다. 지난해 가공식품의 세부 품목 중 하나인 편의점 도시락 물가 상승률은 5.2%로 지난해(2.1%)의 2.5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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