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화물, 매각 본격화 예상… LCC간 각축, 관건은 자금력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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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조건
‘화물부문’ 매각 요구 가능성 높아
인수자금 5000억+부채 1조 안아야
제주항공-이스타, 유력후보 손꼽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가능성이 커지면서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 매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저비용항공사(LCC) 간 치열한 각축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자금력이 인수합병(M&A)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부터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 매각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의 ‘키’를 쥐고 있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다음 달 14일 합병 조건으로 화물사업부 매각을 내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IB 업계에선 국내 LCC들을 유력 인수 후보로 꼽고 있다. 화물사업부 운영을 위해서는 항공운송면허(AOC)가 필요한데, 국내에선 LCC들이 관련 라이선스를 확보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여객 수요 증가로 실적이 불어난 LCC들이 몸집을 키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화물사업부는 해마다 조 단위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알짜 사업으로, 지난해 3분기(7∼9월)까지 누적 매출은 1조1345억 원에 달했다. 코로나19 시기엔 2조∼3조 원 연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LCC들이 인수에 관심을 보이곤 있지만, 관건은 ‘돈’이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의 거래 가격이 5000억 원 안팎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부채도 1조 원 넘게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IB 업계에서는 자금 조달력에서 우위를 보이는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등을 유력 인수 후보로 꼽고 있다. 국내 1위 LCC 업체인 제주항공은 지난해 3분기 기준 3000억 원 이상의 현금성 자산 등을 보유하고 있다. 모그룹인 애경그룹에서 지원에 나설 경우 인수 자금을 마련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기업의 재무 안정성 등을 고려할 때 단독 인수보다는 재무적 투자자(FI)와의 연합 가능성도 제기된다.

자금 동원 측면에서는 이스타항공도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지난해 사모펀드(PEF) VIG파트너스가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회사에 1000억 원 넘게 유상증자를 했다. VIG파트너스도 지난해 말 1조5000억 원의 펀드를 만들면서 자금 동원 능력을 키웠다.

화물 전용 항공사인 에어인천이나 미주 노선을 통해 수익을 올리고 있는 에어프레미아도 화물사업부 인수에 관심을 보인다. 다만, 제주항공이나 이스타항공 등에 비해 자금력이 부족한 만큼 PEF 등 인수 파트너 확보가 관건이다.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유럽 4개 노선을 이관받을 것으로 알려진 티웨이항공은 화물사업부 인수전에서는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나 화물#매각#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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