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 선도하는 수산물 수출 강국의 길[기고/강도형]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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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
트레이더조라는 미국 대형마트에서 최근 ‘오픈런’ 현상이 벌어졌다고 한다. 오픈런이란 인기 상품이 품절되기 전 구매하기 위해 개장 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는 현상을 말한다. 미국 마트의 오픈런을 불러온 이 상품은 인기가 너무 많아 1인당 2개까지만 구매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고 한다. 이 열풍의 주인공은 바로 김밥이다.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에는 ‘KIMBAP(김밥)’ 구매 성공기가 경쟁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한 한인 소녀가 미국 초등학교 점심 도시락으로 맨밥을 김에 싸서 먹는 영상은 300만 회에 가까운 조회 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김밥이 미국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 수 있었던 배경에는 급속 냉동으로 맛을 오랜 기간 유지할 수 있는 식품 기술 개발이 있었다. 그리고 또 하나가 있다. 한국만의 독창적인 김 양식 기술 개발을 통해 대량생산 기반을 구축하고, 김을 원료로 하는 다양한 제품군을 만들기 위해 김 종자를 개발한 것도 크게 기여했다.

시장을 확대하려는 노력 역시 게을리하지 않았다. 서구권에서는 김을 ‘바다 잡초(seaweed)’로 인식하고 있어 동아시아 밖 신시장 창출이 어려웠다. 정부와 수출업체는 이런 선입견을 개선하기 위해 김을 ‘바다 채소(sea vegetable)’로 부르며 영양학적 우수성을 홍보했다. 이에 더해 김부각, 조미김 등 다양한 형태의 제품을 개발해 국가별로 맞춤형 수출전략을 마련했다. 그로 인해 김은 중국과 일본 등 전통적인 수출시장뿐만 아니라 미국, 중동, 남미 같은 신규 시장에 진출할 수 있었고, 수산 식품 중 단일 품목으로는 최초로 1조 원 수출을 달성했다.

이제는 단순 수출 확대에서 벗어나 ‘초격차’ 유지를 위한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 정부는 안정적인 김 제품 생산을 위해 김 산업 진흥구역을 최초로 지정했다. ‘제1차 김 산업 진흥 기본계획’도 수립해 2027년 김 수출 10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고수온 내성 종자 개발, 김 영문 명칭 세계화, 품질 시스템 구축 강화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안정적인 생산 기반 구축을 위해 김 육상 양식 기술도 개발한다.

한인 소녀의 김밥 싸는 영상에는 이런 내용의 댓글이 달렸다.

“김밥은 한때 한국 이민자들의 가난의 상징이었지만, 이제는 웰빙과 미식의 상징으로 자리 잡아 높아진 대한민국의 위상을 보여준다.”

김의 선전은 단순한 식품을 넘어 한민족과 한국 식문화의 자부심이 세계로 뻗어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해양수산부는 대한민국의 우수한 수산 식품을 세계에 알리는 일에 앞장설 계획이다. 국민들의 아낌없는 응원이 필요한 때다.

#김#수산물#수출 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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