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4]
계열사 슈퍼널, 실물모형 첫 공개
최대 5명 탑승… 2028년 상용화
“저소음 설계… 식기세척기 수준”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4’ 개막 첫날인 9일(현지 시간) 각국 관람객과 취재진들의 가장 큰 관심은 현대자동차그룹이 사상 최초로 공개한 도심항공교통(UAM) 기체, 전기 수직 이착륙기(e-VTOL) ‘S-A2’에 쏠렸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 마련된 프레스콘퍼런스에는 참관객 600여 명이 몰렸다. 혁신을 찾아 헤매는 CES 관람객들이 세상에 없던 UAM 탄생 과정에 뜨거운 관심을 보인 것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객석에서 발표를 지켜봤다.
현대차그룹의 미래항공모빌리티(AAM) 계열사인 슈퍼널은 9일 CES 2024에서 UAM 기체인 S-A2의 실물 크기 모형을 최초로 공개했다. 슈퍼널이 UAM을 상용화하겠다고 공언한 2028년을 4년 앞둔 지금,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란 점을 과시했다.
이번에 공개된 S-A2의 외관은 ‘플라잉카’(하늘을 나는 자동차)보다는 경비행기와 흡사했다. 기체 꼬리부터 머리 길이는 10m, 양 날개 사이는 15m에 달한다. 조종사까지 합쳐 5명이 탈 수 있는 크기를 갖췄다. 400∼500m 상공에서 시속 200km로 비행하도록 설계됐다.
신재원 현대차·기아 AAM본부장 겸 슈퍼널 최고경영자(CEO·사장)는 “현대차그룹의 최고 역량의 결집체”라고 말했다. 또한 “오늘날 도심에서 20마일(약 32km) 이동 중 한 시간 이상 교통정체에 갇혀 있는 것은 흔한 일”이라며 “AAM을 통한 이동이라면 동일 여정을 몇 분 만에 완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슈퍼널은 UAM 성패의 핵심 요소인 소음도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UAM의 경우 주로 빌딩숲이 늘어선 도심에서 이용하기 때문에 소음이 너무 크면 이용하기 어렵다. 주변 아파트나 직장인으로부터 민원이 쇄도할 우려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벤 다이어천 슈퍼널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착륙 시에는 65dB(데시벨), 순항 시에는 45dB로 조용하게 운항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며 “이것은 일반 가정의 식기세척기 수준의 소음이다”고 설명했다.
이번 CES에서 UAM을 선보인 또 다른 업체는 중국 전기차업체 샤오펑의 자회사 샤오펑에어로HT다. 슈퍼널과 샤오펑에어로HT 사이에는 묘한 신경전도 감지됐다. 샤오펑의 2인승 UAM이 비행하지 않을 때 평소 모습은 일반 자동차 형태로 기체의 날개가 졉혀 있다. 비행 시 차량 천장에서 날개가 등장한다. ‘플라잉카’ 형태로 기체를 만드는 중국 업체들이 그리는 UAM의 미래와 슈퍼널의 방향과는 차이가 있는 것이다.
신 사장은 “중국 업체들도 잘하고 있지만 2명 정도 타는 기체는 사업성이 별로 없다”며 “결국 시장에서 승자는 효율성이 얼마나 좋은지, 가장 중요한 안전성이 얼마나 우수한지 등으로 판가름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샤오펑에어로HT 관계자에게 ‘슈퍼널을 아냐’고 묻자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플라잉카가 아니라 사실상 비행기”라며 견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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