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비경인구, 전년비 12.7만명↓…역대 최소
미혼·비혼·만혼·딩크족 등 일 선택하는 여성↑
지난해 30대 여성의 고용률이 68%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전체 취업자 수는 32만7000명이 늘었는데, 이 가운데 3분의 1가량인 9만2000명이 30대 여성으로 집계됐다.
반면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이유로 ‘육아’를 든 인구가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결혼·출산 적령기인 30대 여성의 미혼·비혼이 늘고, 늦은 결혼인 만혼, 아이 대신 일을 선택한 딩크족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1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30대 여성 고용률은 전년보다 3.6%포인트(p) 증가한 68%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취업자 수는 전년보다 32만7000명(1.2%) 증가한 2841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증가폭만 살펴본다면 남성은 1년 전보다 2만4000명 증가할 동안 여성은 30만3000명 증가해 증가폭의 93%를 차지했다.
증가폭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여성 취업자의 연령대는 60세 이상이었는데, 전년 대비 20만4000명 증가해 3분의 2에 달했다.
두 번째로 큰 폭을 차지한 연령은 30대로, 전년 대비 9만2000명 늘면서 1985년(10만2000명) 이후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그다음은 50대가 4만9000명 늘어 뒤를 이었다.
여성의 취업자가 크게 증가한 분야는 서비스업 분야였다.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11만9000명)이 전년 대비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고, 그다음은 비대면으로 활기를 띤 숙박·음식점업(5만명)이었다. 그 뒤로는 도소매업(3만9000명), 공공행정(2만8000명), 정보통신업(2만4000명) 등 순으로 나타났다.
60세 이상 고령층과 더불어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는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저출산·고령화로 돌봄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올해에도 보건복지·공공행정 서비스업의 고용 증가세는 유지될 거로 전망했다.
이와 반대로 30대 여성 중 일도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인구는 역대 최소를 기록했다. 취업도 실업도 아닌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상태를 뜻하는 비경제활동인구는 30대 여성에서 전년보다 12만7000명이 감소한 97만1000명으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작았다.
특히 전체 비경제활동인구의 사유를 살펴보면 그냥 이유 없이 ‘쉬었음’에서 7만4000명(3.3%) 늘어난 반면 ‘육아’에서 14만명(-14.1%) 감소했다. 이 역시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폭 감소다.
통계청 관계자는 “출생아 수가 줄어들고 있고, 결혼이 늦어져 만혼이 증가해 과거라면 육아를 했을 나이에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경향성이 보인다. 이번 비경제활동인구 사유에서 육아가 감소한 건 그런 영향이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까지 출생아 수는 최초로 20만명을 밑돌면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이대로라면 기암 여성이 평생 낳을 거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0.7명대 초반을 기록할 전망이다. 통계청은 지난 장례인구추계에서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중위추계를 기준으로 0.72명이 될 거라고 관측한 바 있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후 2022년 8월부터 미뤘던 혼인 건수가 소폭 증가했지만 큰 흐름에서 혼인 건수와 출산 건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해왔다. 혼인 후 출산까지 걸리는 시간도 첫 아이는 평균 2.5년, 둘째아이는 4.9년이 소요된다.
통계청이 조사한 여성의 경력단절 사유의 구성비를 보면 육아(42.0%)가 절반가량을 차지했고, 그다음 결혼(26.0%), 임신출산(23.0%)이 각각 20%를 넘었다. 이 외에 자녀교육(4.4%), 가족돌봄(4.3%)은 한 자릿수를 보였다. 즉, 출산과 육아가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를 멈추게 하는 원인의 과반을 차지한다는 뜻이다.
정부는 올해 경제정책방향에 저출산 해결을 위한 5대 정책방향을 수립했다. 부모급여를 0세 100만원, 1세 50만원으로 인상하고, 첫만남이용권은 둘째아 이상에서 300만원으로 확대하는 등 임신·출산양육의 전 과정의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신생아 출산 가구에 대한 특례주택 구입·전세자금 대출 신설, 남녀 맞돌봄에 대한 지원 강화 등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제도를 내실화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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